여름밤 즐기기 명소 4곳
장마가 끝나고 나면 이제 곧 폭염과 열대야가 시작된다. 무더위를 피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목적지에서 ‘밤에 할 일’도 챙겨보자. 여름밤의 피서지에서 화려한 야경을 만날 수 있는 곳들을 골라봤다. 한결 서늘해진 대기 속에서 즐기는 여름밤의 산책과 야경 감상을 겸할 수 있는 명소를 소개한다.
# 울산 야경… 진하해변과 울산전망대
울산의 진하해수욕장은 투명한 물과 고운 모래사장으로 이름난 곳. 1㎞에 이르는 드넓은 모래사장에는 고운 모래가 깔려 있고, 백사장 뒤편으로는 울창한 솔숲이 있으며 바다 위에는 거북 등 형상을 한 작은 섬, 명선도가 있다. 진하리와 강양리를 잇는 길이 145m의 인도교인 명선교 불빛이 밤바다를 화려하게 물들인다. 비상하는 한 쌍의 학을 형상화한 다리라는데, 밤바다 위에 그려내는 곡선이 더없이 유려하다. 알록달록한 조명 색이 좀 화려한 편인데, 촌스럽다기보다는 낭만적인 느낌을 더해준다.
울산의 해발 203m 화정산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다. 밤이면 마술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전망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산길을 20분쯤 걸으면 만날 수 있는 높이 63m의 전망대는 귀신고래와 돛단배를 형상화한 4층짜리 구조물로 이뤄져 있다. 1층에는 국내 최장의 현수교인 울산대교 홍보관과 기념품 점이 있고, 2층엔 발광다이오드(LED)장미 정원이 있는 야외테라스, 3층에 사방을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4층은 시원한 대기 속에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옥외전망대다.
# 부산 해운대의 마천루 야경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어디일까. 일단 서울 잠실의 125층(555m)짜리 롯데월드타워는 아직 완공되지 않았으므로 빼자. 건물의 높이를 재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층수이고, 다른 하나는 높이이다. 층수로 봤을 때 가장 높은 빌딩은 부산 해운대의 두산 위브다. 80층과 76층, 그리고 70층짜리 건물이 모여있다. 1, 2등과 4등이다. 3등 역시 해운대의 72층짜리 아이파크다. 1등부터 4등까지가 부산, 그것도 해운대에 몰려있는 것이다.
해운대의 마천루 야경은 동백섬 입구의 ‘더 베이 101’에서 보는 게 가장 운치있다. 더 베이 101은 부산의 야경 일번지로 꼽히는 마린시티를 마주 보고 있다. 마린시티는 수영만 매립지에 조성된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단지. 고층빌딩들이 빽빽하게 서 있는 모습은 미래 도시 같은 초현실적인 느낌이다.
더 베이 101은 6000여㎡ 면적의 흰 선물상자처럼 생긴 건물이다. 1층의 ‘핑거스앤쳇’은 맥주와 함께 피시앤드칩스를 파는데, 여름 밤에는 마린시티 야경이 손에 잡힐 듯 바라다 보이는 테라스의 야외테이블이 가장 인기다.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가며 마린시티 야경을 감상해도 좋다. 더 베이 101의 테라스보다 주차장 쪽에서 보는 야경이 오히려 더 가깝다.
#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
경주의 야경은 낭만적인 여름밤과 잘 어울린다. 고대도시의 신비로운 밤의 풍경은 고루한 경주의 이미지를 단숨에 걷어낼 정도로 인상적이다. 어둠이 내린 월성 지구와 대릉원 지구의 고분이 달빛과 조명 아래 한층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내고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 등 천 년 고도의 유적이 멋진 경관 조명 아래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도시의 야경이 화려하고 요란스럽다면, 경주의 야경은 그윽하고 운치 있다.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에 조명이 들어오는 시각은 일몰 직후인 8시 무렵. 교촌마을 앞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의 야경을 보고 계림을 지나 첨성대를 둘러본 뒤에 가장 화려한 야경을 뽐내는 동궁과 월지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동궁과 월지는 그동안 안압지나 임해전지라고 불리다가 2011년 정식명칭이 지금의 이름으로 정해졌다. 동궁은 태자가 살던 신라 왕궁의 별궁, 월지는 동궁 안에 있는 연못이다. 연못과 복원된 건물 세 채가 어둠 속에서 조명을 받아 또렷하게 떠오르고 전각과 섬, 수목의 조명이 밤의 연못에 색색으로 번지는 모습은 감격적이다.
# 전남 여수 돌산대교
여수의 밤바다는 노래 가사보다 훨씬 더 화려하다. 상업항인 여수는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된다. 여수 야경의 진수라면 바로 돌산대교. 길이 450m, 폭 11.7m의 사장교로 이루어진 돌산대교는 섬이었던 돌산읍과 남산동을 연결하는 연륙교. 대교 교각기둥에서 펼쳐지는 형형색색의 야간 조명과 바다·섬·여수항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국적인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거북선대교와 돌산대교의 야간조명이 켜지고 작은 섬 장군도의 경관조명도 푸르게 빛난다. 연안여객선 터미널 부근의 바다는 빛으로 일렁이고, 여수항의 밤 불빛들이 낭만적으로 반짝인다. 이쪽 포구의 불빛과 저쪽 포구의 불빛 사이로 검은 바다 위를 반짝이는 조명을 단 캐빈이 건너간다.
여수에서 놓칠 수 없는 또 다른 야경의 백미가 해양 케이블카와 야간 선상 투어다. 해양 케이블카는 여수항을 굽어보는 돌산공원과 오동도 쪽의 자산공원 사이를 잇는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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