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언론사 매일 사상 학습
기자정신·저널리즘 소멸 위기
시진핑(習近平·얼굴) 중국 국가주석 체제 들어 나날이 언론 및 여론 통제가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개혁 성향의 잡지가 압박과 간부진 교체 등에 따른 편집권 침해로 정간됐다. 중국 광둥(廣東)지역을 기반으로 한 주간지 난팡저우모(南方周末)에 대한 탄압과 파업 사태에 이어 이번에는 정치적 개혁 성향을 드러내며 중국의 정치 및 자유주의적 성향의 지식인들의 지지를 받아 온 이 잡지 역시 당국 산하의 관영잡지로 전락하게 됐다.
개혁 성향의 잡지 옌황춘추(炎黃春秋)의 두다오정(杜導正·93) 사장은 성명에서 경영진의 내부 논의를 거쳐 17일부터 잡지 발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신문출판서장을 지낸 이 잡지의 창간인인 두 사장은 지난 12일 중국 문화부 산하 중화예술연구원에 의한 일방적인 조직 및 인사개편이 “헌법상 부여된 공민의 출판자유를 엄중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옌황춘추의 감독권을 가진 중국예술연구소는 지난 12일 두 사장을 비롯해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 아들인 후더화(胡德華) 부사장, 쉬칭취안(徐慶全) 총편집장 등 편집진 간부를 대거 면직 처분했다. 개혁 성향의 당 원로들로 구성된 고문단과 사내위원회도 대거 관변 인사들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월 발행부수가 20만 부에 이르는 옌황춘추는 개혁 성향의 공산당 원로들이 1991년 창간해 얼마 전 2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민주 제도의 옹호, 중국 현대사에 대한 문제 제기, 당국의 언론 정책 비판 공개 서한 발송, 문화대혁명에 대한 학술연구 자유화 촉구 등 도발적인 요구로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다.
앞서 사회에 대한 심층 보도 및 개혁 성향이 강했던 주간지 난팡저우모는 시 주석이 당 총서기가 된 직후 2013년 신년사설에서 ‘중국의 꿈, 헌정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법에 의한 국민들의 정부 감시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가 선전 당국에 의해 검열됐다. 이 주간지는 신년호 사설란을 ‘백지’로 내는 등 반발하고 파업했으나 결국 매체 간부 및 기자들에 대한 ‘징계’ 및 당국의 ‘낙하산식’ 고위층 인사 변화 등으로 평론원(논설위원)을 비롯한 많은 기자가 떠났으며 특유의 날카로움과 개혁 성향을 잃었다.
시 주석이 지난 2월 관영 언론사 등을 방문한 이후 관영 언론사에서는 거의 매일 ‘시 주석 말씀 학습’ 회의 등이 열리는 등 ‘사상 학습’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든 국내 매체에 수시로 ‘다뤄서는 안 될 주제’ 등이 통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전직 관영 매체 기자는 “앞으로 중국에서 ‘기자 정신’이나 최소한 진정한 ‘저널리즘’이라는 것이 언제 살아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중국에서 언론은 소멸될 위기에 있다”고 개탄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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