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임기 60개월 중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9개월이나 남겨 둔 시점에 심각한 레임덕(임기말 현상)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총선 참패만으로도 국정 동력(動力)을 걱정해야 할 판인데, 여당은 물론 청와대와 내각까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경제·안보 난제들은 물론 4대 구조개혁과 산업 구조조정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정치 공세’‘국정 흔들기’ 등의 인식을 보여 더욱 걱정된다. 특히 친박 실세 의원들의 ‘총선 후보 회유·협박’ 과 ‘대통령 뜻’ 발언은 빨리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박 대통령에게 직접 불똥이 튈 수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핵심 실세로 불리는 우병우 민정수석이 진경준 검사장과의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사실상 정상적 직무 수행이 힘든 상태에 이르렀다. 얼마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일부 수석비서관의 교체가 있었지만 총선 민의와는 거꾸로 갔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가 불가피한데, 오히려 광폭 인사는커녕 측근 인사 및 낙천·낙선자들 중심의 친위 체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민심과 동떨어진 청와대 시국 인식은 이런 인사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내각 역시 지리멸렬 상태다. 황교안 총리는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성주군민의 사드 반대 시위 때는 대통령 부재 중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함께 시위대에 억류돼 ‘6시간의 국정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각 부처 장관의 책임지지 않는 행태도 문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개돼지 망언’, 최양희 미래창조부 장관은 뇌물수수·성매매 등 직원들의 공직 기강해이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백화점 쇼핑’은 어영부영 넘어갔고,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부실 미세먼지 대책에 이어 “가습기 피해자들을 내가 왜 만나느냐”고 막말까지 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표절 논란의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를 강행해 국민적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조기 레임덕은 국가와 국민, 박 대통령과 집권 세력 모두에게 불행이다.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쇄신이 시급하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