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인 성희롱 추문에 휘말린 폭스뉴스 회장 로저 에일스(76)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싸워 ‘페미니스트 아이콘’으로 떠오른 폭스뉴스 여성 앵커 메긴 켈리(46)의 증언으로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뉴욕매거진, CBS뉴스 등 외신은 21세기폭스를 이끄는 루퍼트 머독과 그의 아들 제임스 래클란 등이 에일스의 해고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21세기폭스 변호인단은 에일스 회장에게 “8월 1일까지 자진 사임하지 않으면 해고당할 것”이라는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결정은 공화당 경선 TV토론 중 트럼프와 대립해 유명해진 앵커 켈리가 에일스 회장의 성희롱에 대해 증언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뉴욕매거진에 따르면 켈리는 에일스의 사건을 조사 중인 폭스뉴스의 모회사 21세기폭스 법무팀에 10년 전 자신이 폭스뉴스에 입사했을 무렵 에일스 회장이 원치 않는 성희롱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존스 데이’라는 국제로펌에서 10년간 기업 소송전문 업무를 맡은 후 2004년 폭스뉴스에 입사한 켈리는 워싱턴 지국에서 법률전문기자로 활동하던 시기에 에일스 회장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의 배경에 트럼프와 대립하면서 폭스뉴스의 차세대 얼굴로 떠오른 켈리를 붙잡아두겠다는 머독의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8월 공화당 경선 TV토론에서 켈리는 트럼프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페미니스트를 상징하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몸값이 폭등한 켈리는 내년 7월 폭스뉴스와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어 이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켈리가 현재 폭스뉴스에서 받는 연봉은 1000만 달러(119억 원)지만 내년 재협상에서는 이 금액의 두 배인 2000만 달러를 받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폭스뉴스 전 여성 앵커 그레천 칼슨(50)은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했다며 에일스 회장을 상대로 지난 6일 뉴저지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칼슨은 에일스가 대화 중 성과 관련된 발언이나 성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으며 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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