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주시 태만 등 부주의 최다
운전기사 수면 부족 졸음운전
휴가철 맞아 안전 관리 비상
최근 전세(관광) 버스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휴가철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매년 전세버스 관련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으나 관련 법규와 규정, 안전장치, 안전운전 의식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제2, 제3의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
21일 강원 평창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전세버스 운전기사 방 모(57) 씨가 5중 연쇄 추돌 사고를 내면서 4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은 참사의 원인은 방 씨의 졸음운전으로 드러났다. 방 씨는 사고 전날 폐교를 개조한 숙박시설을 마다하고 버스에서 잠을 자 수면부족으로 ‘몽롱한 상태’로 운전하다 참혹한 사고를 초래했다.
전국 대부분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은 월급이 200만 원도 안 되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환경 속에 1박 2일의 단체 관광객을 모집해 여행을 떠날 경우, 학교 등 일부 단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숙소조차 마련되지 않는다. 따라서 돈을 아끼기 위해 방 씨처럼 버스에서 쪽잠을 자게 돼 수면부족으로 안전 운전에 차질을 빚는 실정이다. 특히 방 씨는 과거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면허가 취소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누리꾼들은 “있으나 마나 한 삼진아웃 영구아웃으로 바꾸자”면서 “우리나라 법은 왜 이렇게 관대하냐. 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삼진아웃제가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교통경찰관은 “안전거리를 유지하면 대형사고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며 “전세버스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아 종종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방어운전 요령을 숙지해 지키는 것도 사고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세버스는 5월 말 현재 전국 1954개 업체에서 4만6963대를 운행하며, 매년 약 1200건의 사고로 40명 정도가 숨지고 3000명 가까이 중경상을 당한다. 공단이 지난해 전세버스 교통사고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총 1188건 가운데 전방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6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전거리 미확보는 168건, 신호위반 132건,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 92건 등으로 90% 이상이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은 주로 봄·가을 행락철에 집중돼 10월이 145건으로 가장 많고 11월 126건, 4월 124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전세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안전 벨트를 풀고 춤판을 벌이는 음주가무가 빚어지거나, 단체 관광버스끼리 바짝 붙어 줄지어가는 ‘대열운행’과 불법차량 개조, 속도제한장치 불법 해제 등도 여전하다.
조인행 충북운송사업조합 차장은 “전세버스 사고는 회사 측엔 운전기사 처우개선과 철저한 안전교육 및 감시·감독, 운전기사에겐 편안한 숙소와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고 이용자인 승객도 이에 적극 협조해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봉평터널 사고와 관련, 이날 서울 홍수통제소에서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 전세버스 및 화물연합회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교통안전대책회의’를 열고 예방·방지 대책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평창=고광일·대전=김창희·창원=박영수 기자 ki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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