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회 중간에 끼워달라
일부 진보인사 참여요청 포착”
불법 폭력시위로 번질까 긴장

투쟁위, 성주 군민만 리본 착용
외부세력 배제 평화시위 천명


경북 성주군민들이 21일 상경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대규모 집회를 연 가운데, 집회 개최를 앞두고 옛 통합진보당 관련 인사 등 외부 세력들이 또다시 집회에 개입하려 한 정황을 경찰이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성주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회’는 이날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역 광장에서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열었다. 투쟁위는 일찌감치 평화적으로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외부 세력 개입을 막기 위해 참석자들에게 ‘파란 리본’을 나눠줘 왼쪽 가슴에 달게 했다.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성주군을 방문했을 당시 폭력 사태가 빚어졌고, 이 과정에서 옛 통진당 출신들이 개입한 정황을 경찰이 파악한 만큼, 외부 세력에 휘둘리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민중연합당 등에 소속된 옛 통진당계 인사들이 사드 반대 상경 투쟁을 함께하자며 투쟁위에 접촉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경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옛 통진당계 등 진보인사들이 계속해서 연대를 위해 투쟁위 측에 접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서울에서든 경북 지역에서든 앞으로도 사드 반대 집회가 이어질 수 있는데, 외부 세력의 선동으로 집회가 불법 시위로 변질할 우려가 있는 만큼 경찰도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기동대 45개 중대를 비롯해 집회 신고 인원의 2배에 육박하는 3730명의 병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런 가운데 투쟁위는 집회 과정에서 외부단체의 자극이나 선동이 있더라도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는 방침이다. 또 성주 주민이라도 음주나 대열 이탈 등 무질서한 행동을 보일 경우는 즉각 제재키로 했다.

투쟁위 관계자는 “통진당 출신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이러저러한 단체들이 ‘집회에서 연설하게 해 달라’거나 ‘집회 프로그램 중간에 끼어들게 해달라’는 등의 요청을 간접적으로 하고 있다”며 “투쟁위에서는 이런 부탁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 확고한데, 혹시라도 외부 세력이 끼어들어 평화 집회를 변질시킬까 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 성주=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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