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ARM 인수한 손정의, 교도통신 인터뷰서 밝혀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59·사진)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이 지난달 돌연 경영 후계자를 퇴임시키고 사장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직접적인 이유는 영국의 반도체설계회사 ‘암(ARM) 홀딩스’ 인수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ARM 인수를 통해 차세대 정보기술(IT)업계의 선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0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손 사장은 지난 19일 교도(共同)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갑작스레 사장에서 퇴임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한 것은 ARM 인수가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은 ARM 인수를 통해 보다 진전된 다음 시대의 IT업계에서 “선두에 서고 싶다는 욕심”으로 퇴임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반도체를 설계해 지적소유권을 라이선스로 공급하는 ARM의 기술력은 “플랫폼에서 압도적인 넘버원”이라고 강조하고, ARM이 미국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ARM 인수에 대해서는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손 사장은 소프트뱅크가 지금까지 대형 투자를 잇달아 실시해 왔지만, ARM 인수 이후 “3∼5년간은 대형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현재의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 사장은 실제로 ARM 인수를 위해 끈질기고 주도면밀하게 공을 들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손 사장이 최소 4년 전부터 ARM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며 지난 6월에는 100억 달러에 상당하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지분을 팔고 유명 모바일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 개발사인 슈퍼셀의 지분까지 86억 달러에 팔면서 ARM 인수에 필요한 현찰을 마련했다. 그는 또 지난달 말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맨션에 ARM의 사이먼 세가스 CEO를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영국 정세가 혼란에 빠지자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와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에게 전화해 영국 정부가 인수 과정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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