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힌다’ 아버지 살해·암매장 30대 검거

자신을 괴롭힌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살해하고 야산에 암매장한 3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21일 살인 등의 혐의로 최모(31)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겨울쯤 대전 유성구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61)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하고 동구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 씨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날 새벽 최 씨를 긴급 체포하고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이날 오전 최 씨가 지목한 대전 동구 한 야산에서 암매장한 아버지의 시신을 찾아냈다.

시신은 1ｍ 깊이의 구덩이에, 스노보드용 가방에 담겨 있었다. 경찰은 또 최 씨의 동생(28)이 시신을 암매장하는 데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땅이 얼었을 동절기에 최 씨 단독으로 산에 올라가 시신을 암매장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괴롭혀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살해 시점에 대해서는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가 처음에는 올해 2월에 범행했다고 말했으나, 이후 지난해 11월 살해했다고 진술하는 등 수시로 범행 시점 진술이 바뀌고 있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는 형제 모두를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