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경선 불공정’ 폭로… 슐츠 전국위 의장 “사퇴”
클린턴, 본선경쟁 악영향 우려… 샌더스“지지철회 안한다”밝혀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로 기밀정보를 취급했다는,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로 곤혹한 상황에 빠졌던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또다시 이메일 관련 논란에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들이 이메일을 통해 경선 과정을 클린턴 전 장관에게 유리하도록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메일’은 그의 대선 행보에 두 번이나 오점을 남기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본선 경쟁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AP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해킹해 공개한 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 1만9000여 건에는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경쟁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대선 캠페인을 방해하기 위한 제안들이 담겨 있었다. 공개된 이메일에는 ‘그(샌더스)가 자신은 무신론자라고 한 말을 들은 거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 사람들과 선을 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언급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은 이날부터 28일까지 이어지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끝으로 의장직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샌더스 의원은 경선 기간 중 슐츠 의장이 경선을 편파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사퇴를 촉구한 바 있으며, 이번에 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클린턴 전 장관의 민주당 대선 후보 공식 지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의원이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이 기존의 힐러리 지지 입장 표명에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하며 지지 선언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반면 지난 6일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이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후 그에 대한 역풍으로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3대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에게 역전당하기도 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과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함께 더 강하게(Stronger Together)’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단합된 민주당’을 강조해 트럼프로 인해 분열된 공화당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이 이번 논란에 반발하고 있는 샌더스 의원의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할 경우 전당대회는 파행으로 치닫고 단합된 민주당 전략의 효과도 반감돼 본선 투표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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