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교수 ‘세계 3大 영화제’ 참석 의상 분석

한국을 대표해 해외 영화제에 나간 여배우들은 아무 장식 없이 길고 몸에 붙는 검은색 드레스를 가장 많이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영 순천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세계 3대 영화제에 나타난 한국 여배우의 패션 연구’ 논문에서 2004∼2015년 칸·베를린·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에 참석했던 한국 여배우 35명의 의상 93점을 분석했다. 한국 영화 초청으로 참석한 여배우 외에 외국감독 작품에 출연한 경우,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경우를 모두 포함했다. 분석 결과, 장식 없이 색상이나 실루엣을 부각한 의상이 31점으로 가장 많았고, 드레이프(느슨하게 드리운 주름) 21점, 주름이나 셔링(오밀조밀한 주름) 12점, 비즈 장식 11점 등이었다. 색상은 두 가지 색을 혼합한 것이 28점으로 가장 많았으며 단색 중에서는 검은색 26점, 흰색 12점, 붉은색 5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실루엣은 몸에 붙는 것이 28점, 길고 끝으로 갈수록 퍼지는 것이 27점이었다. 전지현(사진 가운데)은 2011년 ‘설화와 비밀의 부채’ 제작발표회 레드카펫에서 상체는 몸에 붙고 바닥까지 길게 퍼지는 형태의 드레스로 우아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소재는 무광택이 가장 많았고, 전도연(오른쪽)이 2015년 ‘무뢰한’으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레드카펫에서 입었던 드레스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소재가 대부분이었다.

전체 93점 중 한복 소재를 활용한 드레스는 모두 8점이었다.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영애(왼쪽)는 전통 한복을 착용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 여배우들이 퓨전 한복을 입고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서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이영애는 전통 한복을 입고 쪽 찐 머리에 비녀와 노리개 등 각종 전통 소품을 활용해 한복 고유의 멋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영애는 이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석할 때도 한복을 입었다.

한국 여배우들은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목과 어깨 전체를 노출한 튜브톱 라인 드레스를 가장 선호했지만 논란이 일 정도의 과도한 노출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 여배우들은 대체로 해외 고가 브랜드 디자이너를 선호했지만, 국내 디자이너의 작품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었다. 디자이너가 파악된 드레스 55점 중 해외 디자이너 작품은 35점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한국 디자이너 작품은 20점으로 파악됐다. 김 교수는 “여배우 의상은 스타 개인의 취향, 디자이너와의 친밀도, 협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뤄지는데 브랜드 홍보를 위한 마케팅적 요소도 크게 작용한다”며 “다만 해외무대에 우리 디자이너의 의상을 보이고 싶어하는 배우의 의지로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이 선택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여배우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로서의 자부심과 여성적 우아함을 함축시킨 패션을 주로 선보였다”며 “세계 영화제에 참석한 여배우의 패션은 스타 개인이나 영화라는 분야를 넘어 한국 패션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논문은 한국생활과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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