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산업 발전할것” 36.7%
“중금리 대출 서민 도움” 52.9%
“일자리 창출에 효과” 58.8%
‘銀産분리 완화’ 여야 입장차
야권도 논의 필요성은 인정
“기업 사금고化 방지책 먼저”
20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10명 중 7명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의 경쟁을 촉발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긍정적 영향으로는 ‘핀테크(Fintech·기술+금융) 산업 발전’을 가장 많이 꼽았다. 문화일보는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 24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새누리당 8명,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당 1명, 정의당 1명 등 총 17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나머지 의원은 인터넷은행과 관련된 은행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설문에 응하지 않았다.
26일 문화일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은행 간 경쟁이 활발해져 금융 선진화 및 글로벌 금융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6%(매우 그렇다 5.9%, 그렇다 64.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인터넷은행의 ‘메기 역할’을 기대하는 셈이다. 미꾸라지 어항에 천적인 메기 한 마리를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잡아먹히지 않으려 부지런히 움직이듯, 인터넷은행이 정체된 금융업에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국내 은행권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평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4.7%가 ‘낮다’(52.9%), ‘매우 낮다’(11.8%)를 선택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은 29.4%였다.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위주의 사업구조로 인해 해외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76.5%가 공감했다.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36.7%가 ‘핀테크 산업 발전’을 꼽았다. ‘금융서비스 다양화’(30%), ‘은행권 경쟁 촉발’(20%), ‘서민금융 확대’(6.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답변은 ‘핀테크의 꽃’이라 불리는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의 판도를 바꿀 핀테크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Accenture)는 미국의 경우 전체 금융산업에서 기존 은행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2013년 85.7%에서 2020년에 60%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기존 은행이 물러난 자리를 핀테크로 무장한 신생 인터넷은행과 정보기술(IT) 기업이 잠식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응답자의 절반(47.1%)은 인터넷은행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IT 기업이 인터넷은행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데 긍정적으로 답했다.
인터넷은행의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꼴인 58.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2.9%는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 등을 통해 서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에 호의적으로 답했다. 다만 ‘보통’이라고 한 응답자도 41.2%에 달했다. 이는 중금리 대출 확대에 따른 서민금융 활성화를 기대하면서도 자칫 연체율이 높아져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은행 대출이 어려운 4∼7등급의 금융소비자들이 20%대 고금리를 적용하는 제2금융권보다 훨씬 낮은 4∼10%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중금리 상품 판매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IT 기업이 주도적으로 인터넷은행을 운영해 ‘책임경영’이 가능하도록 기존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야의 입장이 갈렸다. 하지만 야당에서도 이번 국회에서 논의의 필요성을 적극 인정하고 있는 점은 19대 국회와 달라진 지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2.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 8명 전원과 야당 의원 1명을 포함해 9명이 규제 완화에 동의했다. 5명은 반대했으며, 3명은 무응답으로 답변을 보류했다.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의결권 지분 소유를 현행 4%에서 50%까지 허용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강석진 새누리당 의원 대표 발의)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 1명을 제외한 7명(41.2%)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6명(35.3%), 무응답 4명(23.5%)이었다.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우려되는 부분에서도 가장 많은 44.4%가 ‘은산분리 규제 완화 시 모기업의 사금고 역할’을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안착에 실패할 경우 예금자 피해’(33.3%), ‘중금리 대출 확대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11.1%) 등의 순이었다. 한 야당 의원은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한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엄격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은 “합리적인 지분 소유 한도를 산정하기 위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쟁점 등으로 인해 20대 국회 정무위에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을 둘러싼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은 “인공지능(AI) 등 기술 환경 변화 속에서 인터넷은행이 필요하고, 전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할 것”이라며 “올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지만, 일단 충분히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더민주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아직 법안소위가 열리지 않았고, 당의 입장도 정하지 않았다”며 “논의가 아직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나, 잘 논의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관영 의원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에 대해 의원들 입장이 조금씩 다른데, 조만간 당내 입장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인터넷은행 준비 법인들은 IT 기업이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 임종룡 위원장도 최근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돼야 IT 기반의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기본 취지가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충남·윤정아·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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