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복귀 요청글 ‘도배’
장수MC들 업계 최고 대우
KBS, 제작비 증가에 부담
“이금희를 돌려주세요.”
KBS 1TV ‘아침마당’의 시청자게시판에 연일 올라오는 글이다. 지난 6월29일 ‘아침마당’을 18년간 이끌어 온 방송인 이금희(사진)의 하차 소식이 전해진 후 약 한 달이 지났지만 25일 하루 동안 이금희의 복귀를 요청하는 글이 스무 개 가까이 ‘도배’됐다. 지난 1일 진행자가 엄지인 아나운서로 교체된 후 제작진을 성토하며 이금희를 지지하는 글은 줄잡아 500개가량 올라왔다.
오랜 기간 이금희가 진행하는 ‘아침마당’을 보던 시청자들이 불과 하차 이틀 전 이 소식을 접한 후 놀란 가슴을 아직 진정시키지 못한 탓이다. 이를 두고 제작진은 ‘장수 MC의 딜레마’라고 한다.
장수 MC는 프로그램의 간판이다. ‘전국노래자랑’ 하면 송해가 떠오르고, ‘가요무대’의 진행자는 김동건이어야 하는 이유다. MC의 높은 인기와 인지도가 두꺼운 고정 시청자층을 형성하며 프로그램에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넣는 모양새다.
하지만 제작진은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한다. 출연료와 신선함이다. 장수 MC들은 경력이 많고, 네임 밸류가 높아 제작진은 업계 최고 대우를 해준다. 이 때문에 제작진이 제작비에 부담을 느끼는 순간 교체의 기로에 세울 수밖에 없다. 이금희의 후임으로 자사 아나운서인 엄지인이 배치되고, ‘전국노래자랑’과 ‘가요무대’에서 한 차례씩 하차했던 송해와 김동건의 빈자리를 각각 김선동, 전인석 KBS 아나운서가 채웠던 이유다. 이 같은 이유로 이금희의 복귀 요청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 “제작비 감축 등 내부 사정을 따져봤을 때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후임 진행자인 엄지인 아나운서가 느낄 부담을 감안해서라도 시청자들의 성난 마음이 하루빨리 가라앉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MC 개인의 이미지가 프로그램에 투영되면 새로운 시청층 창출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제작진이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특정 진행자를 보기 위해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찾는 이들도 있지만 이미지가 고착되고 정체기에 접어들면 신규 시청자 유입을 도모하고, 새로운 광고 협찬을 얻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사는 “토크쇼의 경우 진행자의 역량과 이미지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진행했더라도 시장 논리에 따라 교체를 검토할 시기를 맞게 된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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