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레돌(발레리노+아이돌)’의 시초이자,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수많은 발레 무용수들의 멘토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신작을 발표한다. 그가 이끄는 김용걸댄스시어터의 군무 작품으로, 오는 29~3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리는 ‘2016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을 통해 세계 초연한다. 김 교수는 2003년과 2009년 이 공연에서 초청 무용수로 무대에 섰다. 이번에는 전체 공연을 총괄하는 예술감독을 맡았고 이와 함께 새 안무 작품을 선보이게 된 것. 최근 정동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교수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을 ‘축제’라고 말했다. “두 번이나 출연한 최대 수혜자가 바로 저예요. 관객들 바람과 무용수 마음. 그 둘 다 잘 알지요. 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2001년 처음 시작한 이 행사는 그동안 강효정(슈투트가르트 발레단), 한서혜(보스턴 발레단) 등 해외 무용단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무용수 80여 명이 거쳐 갔다. 발레 팬들 사이에선 세계 수준의 한국 무용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알려졌다. 올해는 박윤수(독일 함부르크 발레단), 홍지민(덴마크 왕립발레단), 김민정(헝가리 국립발레단), 나대한(캐나다 국립발레단), 정훈목(벨기에 피핑 톰 무용단) 등이 출연한다.
김 교수는 “타국에서 힘들게 자신과 싸우다가 모처럼 고국에 온 무용수들을 격려해 주고 해외에서 이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도 관객들에게 알리고 싶다”며 “큰 발레단도 있고, 좀 작은 곳도 있다. 주역도 있고 군무 진도 있지만 모두 같은 ‘민간 외교관’이니 마음을 열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특히 ‘영스타’ 섹션은 유명하다. 한국 무용수들의 미래까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민(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서희(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박세은(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등이 모두 이 무대를 통해 주목 받았고, 곧 해외로 진출했다. 올해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를 수상한 전준혁(영국 로열발레학교)과 캐나다 국립발레학교에 재학 중인 송현정 등이 출연할 예정.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최초 동양인 발레리노로 주목받던 그가 이제 후배들을 위한 무대를 구상 중이니 감회가 남다를 듯.
김 교수는 “나 때보다 다들 훨씬 잘한다”며 “그저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춤을 췄다. 결과적으로 후배 무용수들과 한국 발레를 위한 작은 길이 생겨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돌아보면 도움도 많이 받고, 운도 따랐어요. 후배 무용수들이 그걸 알았으면 해요.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 우선이지만 인생도 춤도 그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