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초안 자체입수 보도
라오스, 中 입장 반영한 듯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 안보회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막이 26일 오른 가운데, 이날 각국의 회의장 발언을 토대로 작성되는 의장성명에서 남북의 치열한 북핵 외교전이 판가름난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이후 북·중 대 한·미·일의 형태로 고착화 돼 가고 있는 동북아 외교지형의 민낯도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 NHK는 자체적으로 입수한 ARF 의장성명 초안을 토대로 ‘사드 한반도 배치 계획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의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날 NHK는 ARF 회원국들에 회람된 의장성명 초안에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복수의 외교장관이 그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표현이 들어있다고 전했다. 의장국으로서 성명 문안 작성을 책임진 라오스가 사드에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을 대폭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잇따른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초안에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NHK는 전했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복수의 외교장관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적혀있지만 지난 12일 국제 중재재판 결과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ARF 외교장관회의에는 남북은 물론 미·중·일·러 등 27개국이 모두 참여하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각기 현안에 대해 발언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어제 채택된 아세안 외교장관회의(AMM) 공동성명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북핵·미사일 위협을 비판했지만, ARF 외교장관 회의에는 북한이 당사국으로 참여해 여론전을 펼치는 만큼 결과물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의의 경우 남중국해 분쟁 등 다른 역내 현안에 북핵 관련 문항 협상의 중요도가 밀릴 가능성이 크고, 사드 등으로 촉발된 미·중, 한·중 갈등이 문구 작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당국자는 “오늘 분위기가 중요하다. 각국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조성된 분위기가 결과물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ARF 의장성명이 회의 종료 나흘만인 10일 채택된 것처럼, 이번 회의 역시 결과물 도출까지 상당기간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 ARF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리 외무상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조만간 공개 발언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전날 ARF 환영 만찬 참석 후 나오는 길에 “내일은 말씀 들을 수 있을까요”라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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