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바꾸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바꾸느냐를 생각해야 합니다.”
유효상(사진)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28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기업문화의 혁신에 정확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정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문화를 바꿔가야지, 단순히 기업문화를 바꾸는 게 우선시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우리 기업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다가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을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며 “더 치열하게 고민해서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먼저 구축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가 생각한 기업문화 혁신의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혁신 방향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그는 “국내 대부분의 기업 모델은 누군가가 새로운 것을 만들면 전력을 다해 쫓아가 ‘최고의 2등’이 되는 ‘패스트 팔로어’ 모델을 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기업 모델에선 수평적·창의적 문화보단 기존의 수직적·군대식 문화가 오히려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패스트 팔로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냥 둔 채 기업 문화만 퍼스트 무버식 조직문화를 베껴서는 변화의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기업의 전 조직원이 함께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오너를 비롯한 임원진은 그대로 두고 아래 조직원들끼리만 ‘님’자를 붙이는 등의 문화를 바꾼다”며 “이렇게 되면 기업이 상당히 기형적인 구조가 되는 데다 기업 문화가 퍼져나가는 데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문화 혁신의 바람직한 예로 제너럴일렉트릭(GE)을 꼽았다. 유 교수는 “GE는 대기업이지만 지난 2012년 제품 개발 속도를 빠르게 하는 패스트 웍스(fast works)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도가 낮더라도 고객 요구에 맞는 제품을 신속하게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 모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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