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튀니지 블로거 폭로
독재에 대한 항거 불 지펴”
이집트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블로거들의 힘, 튀니지 재스민 혁명을 확산시킨 SNS의 위력에서 보듯 북한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북한정보자유화운동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북한정보자유국제연대 주최로 열린 ‘북한정보자유국제연대 국제 심포지엄’에서 “북한에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이전 김정일 정권보다 이동의 자유가 확대되고, 북한 주민들도 외부 소식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의) 미디어 기기 이용방식 역시 다양화되고 있고, 지방까지 점차 확산되는 상황에서 유엔 등 국제사회 관심도 점점 높아지는 만큼, 외부 정보 유입 방안을 포함한 북한정보자유화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와 행동이 뒷받침돼야 북한 사회의 본질적이고 완전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집트 인권단체에서 활동 중인 와엘 압바스는 이날 토론자로 나서 “이집트는 언론이 정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된 상황에서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갖는 블로거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과거 무바라크 정권부터 현 정부까지 권위주의 정부 견제에 나서고 있다”며 “30년간 이어지던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원동력은 바로 평범한 이집트 블로거들의 용기 있는 활동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제 고문을 자행하는 경찰의 만행이나 정부의 투표 조작사건 등에 대해 블로거들이 기사와 사진, 동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실상을 알려 여론의 분노의 불을 지피기도 했다”면서 “국가 중요 사안을 다양한 시선으로 중립적으로 다뤄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가고 있는 이집트의 사례를 북한정보자유화에 적절히 활용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튀니지 독립 저널리스트 헨다 천나오우이는 “지난 2011년 재스민 혁명을 통해 벤 알리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중심엔 시민들의 정보에 대한 열망과 이를 쟁취하려는 용기가 깊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혁명 이후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접근이 더 자유로워졌고, 신문과 라디오, TV 방송을 새로 탄생시켜 시민들의 정보 접근에 대한 권리를 보다 높이는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김연호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식량과 의약품뿐만 아니라 정보 역시 국제적 차원에서 적절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선임연구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은 절대적인 정보 독점과 사회조직생활의 철저한 통제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기본권을 유린하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당국에 적발될 경우 혹독한 처벌을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십여 년간 외부 미디어에 접근하려는 갈망을 크게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스·정보·오락이 섞인 콘텐츠를 USB에 넣어 드론으로 배달하거나, 북한 인구의 10% 이상인 300만 명 정도가 이용하는 휴대전화를 통해 유통시키는 등 다양한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