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 ‘컨틴전시플랜’ 돌입
올 신규수주 7억5000만달러
최저목표액의 5분의 1 그쳐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지연
10억달러 대금 수수 불투명
내달 상장폐지 여부도 결정
生死갈릴 ‘운명의 달’ 될수도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7월 29일 3조 원 규모의 2분기 영업손실을 털어낸 잠정 실적을 공시한 지 1년 만에 두 차례에 걸친 자구안에도 불구하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경영계획)에 돌입하게 된 것은 그만큼 수주 상황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8월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인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 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주 상황에 ‘빨간불’이 켜지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비상계획을 가동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금융위원회 등은 지난 6월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컨틴전시 플랜 가동 조건으로 ‘수주 급감 장기화’와 ‘드릴십 인도 지연 장기화’ 등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올해 35억 달러, 2017년 45억 달러, 2018년 55억 달러를 밑도는 수주 실적을 낼 경우 기존 자구안 5조3000억 원에 더해 추가로 2조 원 이상의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기로 했다.
유동성 위기 문제도 컨틴전시 플랜 가동을 앞당겼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문제는 ‘소난골 프로젝트’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3년 10월 아프리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과 12억 달러 규모의 드릴십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발주액의 80%(9억9000만 달러) 정도를 인도 시점에 받기로 했다. 하지만 소난골이 대출 보증 문제를 겪으면서 인도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대우조선은 소난골로부터 받기로 한 대금으로 9월에 만기가 찾아오는 40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갚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산업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대한 조기 대응 차원에서 비상계획을 가동했지만, 대우조선이 더욱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우조선이 ‘운명의 8월’을 맞게 된 셈이다.
새로운 ‘악재’도 변수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대우조선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나온 대우조선의 수조 원대 분식회계 혐의에 따른 조치다. 만약 상장 폐지가 결정되면 대우조선은 자금조달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 재편을 위한 업계 공동 컨설팅 결과도 8월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대상 사업재편 보고서가 나오면 인수·합병(M&A) 등을 둘러싼 ‘빅 2체제 재편’ 논란도 커질 수 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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