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500명 데려왔다” 자랑
“사무총장직 주겠다” 지지호소
黨 금지한 후보푯말도 버젓이
클린선거委 “우려할 일 없다”
31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실내체육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열린 이곳에는 후보들에 의해 동원된 듯한 당원들, 후보들 이름이 적힌 각양각색의 티셔츠와 빨간색 수건, 막대풍선과 호루라기 등으로 뒤덮였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이번 전당대회 역시 과열경쟁과 혼탁, 구태로 얼룩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합동연설회가 시작되기 2시간 전부터 체육관 앞은 전국에서 온 대형 관광버스들로 가득했다. 조직적으로 당원을 동원한 것이다. 일부 캠프에선 공공연히 기자들에게 “우리는 오늘 2500명 정도 데려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에 따르면, 버스 20대를 전세 내 당원을 동원해온 후보도 있었다. 일부 버스에서는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했다는 말도 나돌았다. 경남 지역의 한 60대는 “점심값을 따로 내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특정 후보 측에서 직접 지지자를 동원해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의 유지 격인 사람이 ‘내가 이만큼 데려왔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사람들을 동원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첫 합동연설회인 데다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에서 열려 과열·혼탁 양상이 더욱 심한 듯했다. 체육관 앞에는 당이 금지한 현수막과 천막, 후보 이름이 적힌 푯말들이 가득했다. 이들 모두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금지한 것들이다. 사물놀이패까지 등장했다. 당 선관위는 공문을 통해 철거를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연설이 시작되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겐 열렬한 환호를 보낸 한편, 다른 계파의 후보에겐 야유를 보내며 연설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날 당에선 연설회장 곳곳을 다니며 감시했다. 이날 감시한 결과는 당 선관위 클린선거소위원회에서 일단 논의될 예정이다. 소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은 1일 통화에서 “오늘 오후에 보고받는다. 우리가 정해놓은 룰이 있으니 거기에 어긋난 것에 대해선 제재할 것이고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하는데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은 없다고 들었다”며 다소 안이한 인식을 드러냈다.
겉으로 드러나는 구태 정치의 모습뿐만 아니라, 후보들이 물밑으로 의원들에게 당직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의 구태도 여전한 상황이다. 한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유력 당권 주자인 한 후보가 당대표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다 불출마로 입장을 선회한 다른 의원에게 사무총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당대표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수사받고 있는 의원들에게 편의를 봐주겠다는 등의 약속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겉으론 혁신 경쟁을 외치면서도 뒤로는 ‘내가 당대표 되면 당직을 시켜주겠다’는 식의 구태적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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