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 나눠가진 의혹 포착
정준택·이창하와 동일한 수법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1일 남상태(66) 전 사장의 개인 비리와 관련된 정병주(64) 삼우중공업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삼우중공업 지분 고가 매입 관련 의혹은 그간 제기된 남 전 사장의 개인 비리 중 아직 수사가 일단락되지 않고 남아 있던 ‘마지막 퍼즐’이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의 다른 개인 비리 의혹과 마찬가지로 정 전 대표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통해 얻은 부당한 이득을 나눠 가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오전 정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예정보다 10분가량 일찍 특별수사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에 도착한 정 전 대표는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만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그간 삼우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을 수차례 불러 지분 고가 매입 과정에 남 전 사장과 정 전 대표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왔다.
정 전 대표는 선박용 기자재 제조업체인 삼우중공업 지분을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대우조선에 넘기는 등 특혜거래를 하고 그 대가로 남 전 사장에게 금전적 이득을 안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가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 7월 삼우중공업 주식 392만 주(76.57%)를 매입했다. 이미 경영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은 다음 해 7월 삼우중공업 잔여지분 120만 주(23.43%)를 190억 원에 추가 매입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1만5855원으로 이전 인수 가격의 3배에 달한다. 지분매각 수익은 고스란히 정 전 대표에게 돌아갔다. 이미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삼우중공업 잔여 지분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매입한 배경을 두고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정 전 대표에게 부당한 이득을 취하게 한 뒤 이를 나눠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구속된 정준택(65) 휴맥스해운항공 대표·건축가 이창하(60) 씨와 남 전 사장이 공모해 저지른 비리와 동일한 수법이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삼우중공업 주식 매입을 지시한 정황과 이들 사이의 ‘수상한’ 거래 정황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가 부당하게 거둔 수익 일부가 비자금으로 조성됐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정 전 대표에 대한 조사로 남 전 사장 개인 비리 관련 수사를 어느 정도 진행한 특별수사단은 대주주인 산업은행 인사들과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수사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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