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한가운데 있다. 이 시절을 잘 건너가는 데는 형편이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다. 피서를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면으로 부딪쳐 뛰어넘는 도전파도 있다. 더위를 극복하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 더위를 잊게 만드는 그림을 골라 보는 것도 그런 방법 중 하나다. 왕열의 푸른 그림이 제격이다. 제목도 ‘유토피아’다. 청량하고 푸른 기운으로 가득한 심심산천에 하얀 학이 우아하게 날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리고 싶은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이다. 이런 그림을 보고 있으면 잠시나마 더위 망각증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전통 회화 기법으로 공력을 다졌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세련된 필치로 버무려진 완숙한 품격이 돋보인다. 전통 산수에 뿌리를 둔 화면 구성도 튼실하다. 우리 미술계가 홀대하고 있는 한국적 회화 언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이 더욱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