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석오 이동녕 선생의 중국 충칭 주거지를 알려주는 표지석이 중국 당국의 도시 재개발로 건물과 함께 철거 위기를 맞고 있다.  국외독립운동사적지탐방단 제공
독립운동가 석오 이동녕 선생의 중국 충칭 주거지를 알려주는 표지석이 중국 당국의 도시 재개발로 건물과 함께 철거 위기를 맞고 있다. 국외독립운동사적지탐방단 제공
임시정부 中유적지 보존 비상

낡은 표지판만 벽에 덩그러니
서거 장소…역사적 가치 높아


대한민국 임시 의정원 초대 의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석오(石吾) 이동녕 선생의 중국 충칭(重慶) 주거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충칭에 있던 네 번째 임정 청사는 이미 주차장으로 변했고,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도 자취를 감췄다. 중국의 도시 재개발로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우리 임정의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들이 훼손·소멸되고 있다.

2일 보훈교육연구원(원장 오일환)에 따르면 이동녕 선생의 중국 충칭직할시 치장(기江)구 주거지가 재개발로 조만간 철거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생이 임정 주석직을 마지막으로 수행하다가 서거한 장소로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유적지다. 치장 강변도로를 기준으로 주소가 임강로 43번지로 알려졌지만, 현재 대로변 주소로는 12번지에 있다. 치장 임정 청사가 있던 퉈완(타灣)가 83번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보훈교육연구원의 국외독립운동사적지탐방단은 지난 7월 이동녕 선생 유적지 발굴 조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방문 조사 결과 선생의 주거지에는 2000년 6월 20일 치장현 문화체육위원회와 문물관리소가 설치한 ‘한국임시정부 주석 이동녕 구거 유지’라고 적힌 낡은 표지석만 시멘트 벽면에 덩그러니 부착돼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본격적인 재개발로 완전 철거될 예정이다. 인근의 김구·조성환 선생 거처들은 이미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탐방단 일원인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치장 주거지는 곧 허물릴 위기에 처해 있고, 이미 주변 지역은 건물 철거작업이 한창”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나서 최소한 표지석이라도 세우는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1869년 10월 6일 출생한 이동녕 선생은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활동을 전개하다가 1906년 만주로 향했다. 북간도에서 서전서숙(瑞甸書塾)을 설립해 민족교육을 펼쳤고 의정원 의장을 세 번, 임정 부주석을 네 번 역임했다. 임정은 1940년 3월 13일 72세를 일기로 서거한 선생에 대해서 최초로 국장(國葬)을 거행했다. 유해는 광복 3년 뒤인 1948년 9월 김구 선생의 주선으로 효창공원으로 이장됐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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