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사드 등 현안 쌓였는데
해결의지·비전 등 제시못하고
민생투어·뒷북 정책공부 열중
민심 이끌기보다 ‘따라가기’만
가감없이 자신의 이미지 보여야
대선이 1년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거론되는 이른바 잠룡들이 민생 현안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자칭 대선 후보들이 시대정신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미지 관리하는 데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인 후보들은 최근 민생투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순회하거나 책 집필, 대학강연 등의 이미지 관리에 열중하면서 사실상의 대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전남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민생투어에 나섰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공(共)·생(生) 연구소’를 설립하고 개헌, 양극화 등과 관련한 책을 집필 중이다. 유승민 의원은 대학 순회강연 등을 하고 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대권을 겨냥한 정책 연구와 강연에 몰입하고 있다. 야권 주자들도 민심 경청과 정책 연구, 강연 등이 주요 활동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울릉도·독도 방문을 했으며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대표직 사퇴 후 강연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도 대권 팀을 운영한다거나 정책 공부에 매진 중이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굵직한 외교안보 현안, 성장 정체 및 양극화 등 경제 문제, 당내 계파 갈등 문제 등에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후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 이사장은 2일 “개인의 이미지 관리를 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으로는 나라를 이끌고 갈 수는 없다”며 “각자 속한 당을 추스르는 일을 먼저 해야 하고 시대적 과제인 통일과 국가 개조에 대해 뚜렷한 이념과 가치를 대선 주자들이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진짜 공부는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대선 주자들이 여론과 민심을 따라가는 준비를 할 뿐 민심을 이끌고 국민에게 싫은 소리 해서 설득할 의향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들의 행보는 정치 선진국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과도 대비된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미국의 대통령 후보들은 대부분 현직에 있으면서 자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인정받았다”며 “한국에서는 현직에 있는 것이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욕 안 먹는 방식’으로 대선 행보를 보이는 풍토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 나라를 어떤 나라로 만들 것인지, 미래가 무엇인지, 누구와 함께 문제를 풀어갈지에 대해 가감 없이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드러내야 한다”며 “대선 후보들이 세상이 요구하는 것에 맞춰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김병채·김다영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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