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X-레이 작전 진두지휘했던 함명수 前해참총장
“팔미도 등대 켠 클라크… 戰死한 임 소위… 지금도 눈에 선해”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기여한 X-레이 첩보작전의 수행은 제 일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자 보람입니다.”

최근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6·25 전쟁의 몰랐던 비사가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함명수(88·사진) 전 해군참모총장은 X-레이 작전을 ‘휴민트(HUMINT·인간정보) 첩보작전’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 직전에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의 요청으로 한국 해군 첩보대 소속 17명이 전개한 X-레이 작전은 미군의 항공사진 촬영이나 통신장비 감청으로 할 수 없는 극비업무로 모든 내용을 사람이 직접 가서 보고 듣고 확인해야 했다”고 밝혔다.

함 전 총장은 X-레이 작전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영화에서 주인공 이정재가 연기한 첩보장교 장학수의 실제 모델인 고 임병래 중위를 첩보요원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함 전 총장은 “1950년 8월 13일 맥아더 장군의 요청을 받은 손원일 참모총장의 호출을 받고 김순기 중위, 임병래 소위, 장정택 소위 등 4∼5명으로 구성된 3개 팀의 첩보대 조직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팔미도 등대에 불을 켠 미 해군 첩보대 유진 클라크 대위는 나중에 미국 해군십자훈장을 받았고, 영흥도에서 전사한 임병래 소위와 홍시욱 하사도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추서 받은 사실에서 X-레이 작전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입증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작전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인민군 공격으로 희생당한 주민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다”고 말했다.

함 전 총장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실제 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당시 예비신랑이었던 장 소위는 약혼녀에게 아무런 얘기도 못 하고 손톱과 발톱을 깎아 사물함에 넣어둔 채 적지로 떠났다”며 “목숨을 걸고 극비작전을 수행하는 업무 위험으로 파혼까지 당했다”고 전했다. 또 함 전 총장은 “김 중위와 임 소위는 월미도 해안방어시설 현황 파악을 위해 월미도 해안도로 보수공사장 인부로 위장해 대원들과 작업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해안포대의 위치와 수, 규모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민군 복장을 하고 직접 병력 현황과 이동 상황 등을 탐지했다. 함 전 총장은 “영화 속에는 팔미도에 전투가 있었던 것처럼 묘사됐는데, 실제로는 적이 주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월미도에서 첩보 요원들이 정확한 정보를 입수한 것이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일부 내용에서 과장은 있지만 인천상륙작전 과정에 담겨 있는 조국 수호의 정신과 의미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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