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억 원대의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재청구한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영장재판부는 1일 “도주 우려가 없고, 검찰이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추가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없다”며 검찰이 5월 16일에 이어 지난달 28일 재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최근 영장이 ‘청구→기각→재청구→재기각’ 된 것만도 4·13 총선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같은 당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더욱이 대검찰청 공안부가 지난달 28일 “총선 사범 구속자 100명 가운데 억대 금품수수 사례는 없다”며 세 의원의 혐의 금액이 억대임을 강조하고, 국회 회기 빈틈을 이용해 구속 수사 의지를 다잡았지만 모두 헛발질에 그쳤다.

그러잖아도 영장 기각이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는 국민적 관심이 큰 경우여서 더 충격적이다. 1일 하루 심사만 해도 박 의원 이외에 배출가스 조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롯데케미칼로부터 국세청 로비 명목 뒷돈을 받은 김모 세무사 등의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각 법원 영장재판부의 현실적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예사로이 봐넘기기 어렵다. 검찰은 법원이 영장재판까지 범죄 개연성을 짚을 수 있는 소명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는 식으로 항변하지만 ‘법원 탓’을 핑계로 앞세울 일은 아니다.

심각한 문제는 검찰이 무리를 무릅쓰고 영장을 청구-재청구하는 공세적 입장이 홍만표·진경준·우병우 등 ‘검찰 엘리트’의 부정(不正) 및 그로 인해 검찰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여론 확산과 무관할 것으로 비치진 않는다는 점이다. ‘김수남 검찰’이 검찰개혁 여론에 맞서 오기(傲氣)를 부리는지, 원래 무능하리만큼 역량이 부족한지를 함께 저울질 받고 있다. 어느 쪽도 국민에게 신뢰가 아닌 불안감을 심어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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