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공감장애를 겪고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이다. 현성병원 신경외과 조교수 이영오(장혁)는 ‘수술머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논리력과 두려움 없는 과감함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는 동료들이 사이코패스라고 의심할 정도로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한다. 어린 시절 받았던 수술 때문에 전두엽이 손상되면서 공감장애인이 됐기 때문이다. 환자의 고통에 민감해야 할 의사가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신경외과 의사로서는 치명적인 결함일 수 있다.
이영오는 가식적이거나 위선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중부경찰서 교통과 순경 계진성(박소담)을 만나면서 변화된다. 계진성의 순수한 마음이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이영오는 타인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그가 느꼈다고 생각하는 타인의 감정은 어디까지나 학습된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감정장애인인 아들을 보통사람으로 만들겠다는 이영오의 아버지였다.
현성병원 심뇌혈관센터장인 이건명(허준호)은 25년 전에 자신이 수술했던, 부모 없는 아이 이영오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면서 입양한다. 많은 사람이 그의 입양을 미담으로 칭찬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이 저지른 의료사고를 은폐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것이다. 이건명은 전두엽 손상으로 공감장애인이 된 이영오를 괴물로 규정하고 그를 보통사람으로 만들겠다면서 오랜 세월 동안 혹독하게 교육했다. 집요하게 은밀하고 지속적으로 자행된 학대를 완벽한 교육으로 포장한 이건명이야말로 진짜 괴물일지 모른다.
계진성의 도움으로 타인의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이영오는 이제 더 이상 괴물이기를 거부한다. 수술이 무의미할 정도로 상태가 위중한 환자의 부탁을 받아들여 모두가 포기한 수술 집도를 결정하는 그의 태도가 그랬다. 조만간 태어날 아기를 보고 죽을 수 있게 조금만 시간을 벌어달라는 환자의 절박함이 이영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물론 그는 여전히 공감장애인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삶의 시간을 연장시키는 것이 의사의 임무임을 깨달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싸우고 웃고 떠들고 밥 먹는 그런 소소한 시간들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라는 자각은 그의 공감능력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이 드라마는 이영오의 공감장애 치유 과정을 통해 재생의료 줄기세포 등의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의료 민영화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환자 건강이나 치료보다 약값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신약특허권 확보에 매진하는 다국적 제약회사와의 제휴를 마다하지 않는 현성병원 이사장의 병원 운영 방식에서 잘 드러난다.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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