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野세법개정안’ 우려

법인세 세수비중 OECD 2위
금융위기 이후 7개국만 인상

소득세 조세수입은 16%대
OECD 평균에 훨씬 못미쳐

“경제 기초체력 떨어뜨릴 것
확장적 재정정책 필요한 때”


더불어민주당의 세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증세(增稅)론이 ‘잘못된 목표를 겨냥한, 잘못된 화살’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경기 상황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금을 늘리겠다는 당초의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채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만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가 2013년 소득 기준으로 27개 회원국을 조사한 결과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한국이 14.0%로 노르웨이(20.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국 다음으로는 뉴질랜드(13.8%) 룩셈부르크(12.4%) 이스라엘(11.1%)이 뒤를 이었다. OECD 평균은 8.3%였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기재부에 제출한 ‘국제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주요 세목별 세 부담 수준의 결정요인 분석’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3년 우리나라의 경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3.51%로 OECD 평균 2.92%를 상회했다. 이는 34개 OECD 회원국 중 7번째로 높은 수치다.

2014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OECD 가입 34개국의 법인세 명목세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인하한 나라는 영국·프랑스·일본·스웨덴·한국 등 16개국이었으며, 인상한 나라는 그리스 등 7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세 감면 등을 제외한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실효세율의 변화다. 기재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반기업(대기업 포함)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2014년 18.9%로 높아지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2013∼2014년 12.5∼12.6%로 낮아진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기업과 관련된 조세 감면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공식적인 전망이다.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법인세는 상위 10% 기업이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소득세 수입은 총조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대로 24%인 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세 부담은 고소득자에게 집중돼 있다. 예컨대 근로소득세의 경우 과표 8800만 원 초과자가 전체의 1.6%인 27만여 명인데, 이들이 전체 소득의 10% 가까이 차지하지만 전체 세액의 40%(10조3000억 원)를 내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체 납세 대상자 중 48%(802만 명)가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근소세 면세자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는 모든 조세 정책이 ‘백약이 무효’가 된다.

증세론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경기 활성화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기나 일자리 상황을 볼 때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고, 그래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현시점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법인세율이나 소득세율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더민주의 증세론이 현실화할 경우 대기업이 해외 투자를 늘리면서 국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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