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미술대 출신자가 라이터를 기가 막히게 디자인했다고 해서 라이터 제조공장에서 이 디자인을 실제 제조에 곧바로 적용할 수는 없죠. 라이터 공장도 디자인을 알아야 하고, 디자이너도 라이터 제조과정을 알아야 하는 융·복합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이강우(사진) 동국대 융합소프트웨어교육원장(컴퓨터공학과 교수)은 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라이터 공장 사례를 들며 융·복합의 중요성을 이처럼 설명했다. 이 원장은 “국내 굴지의 정보기술(IT) 대기업은 얼마 전까지 신입 사원들의 전공을 보지 않고 선발했었는데 이제는 IT 소프트웨어들도 정치·사회·문화적 현상을 알아야만 알고리즘을 짤 수 있는 상황이 돼 전공도 살펴본다”고 말했다. IT 프로그램도 이제는 우리 사회 현상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어 공학자도 인문현상을 알아야 하고, 인문학자도 공학적 지식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 원장은 3가지 원칙을 갖고 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이공계열에 대한 교육강화다. 이 원장은 “신 공학관이 건립된 지가 4∼5년밖에 안 됐을 정도로 이공계열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게 사실이지만, 최근 이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많이 받으면서 이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취업률이 93∼95%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이공계와 인문계 교육의 융합. 이 원장은 “이공계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짤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하고 인문계열 학생들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갖추도록 한다는 게 학교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원장은 학생들에 대한 올바른 융합교육을 세 번째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그는 “프로그램 코딩 수준의 지식만 습득하는 것보다는, 이를 통해 자신의 직업이나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찾을 수 있는 단계까지 지원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향후 산업체와 연계해 사업화까지 할 수 있는 연구소로 탈바꿈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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