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출사표
“멋진 경기로 韓선수들에
좋은 氣 불어넣고 싶다”
피지 감독과 10년전 악연
濠코치시절 껄끄럽게 대해
“언어가 문제… 감정 없어”
“한국 선수단 중 축구가 스타트를 끊기 때문에 멋진 경기로 한국 선수들에게 좋은 기를 불어넣고 싶습니다.”
신태용(사진)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4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별리그 C조 피지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첫 경기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감독은 “피지가 수비 위주로 나온다는 가정 아래 선제골을 빨리 넣어야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고 다득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화끈한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신 감독은 또 “피지는 약하지만 작은 기술보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투박함이 있다”며 “선수들이 예선 첫 경기부터 다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5일 오전 8시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피지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먼저 경기하는 것이어서 승리할 경우 리우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승이 된다. 신 감독은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했으나 3무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바 있어 피지에 승리하면 개인적으로도 올림픽 첫 승이다.
피지 대표팀의 프랭크 파리나 감독과 신 감독은 10년 전 악연이 있다. 신 감독은 2005년부터 호주 프로팀인 브리즈번 로어 FC 코치가 됐고, 마이런 블라이버그 감독은 신 코치에게 공격 부문 전권을 주면서 신뢰했다. 하지만 2006년 말 부임한 파리나 감독은 신 감독을 이방인 취급했다. 신 감독은 “백인 우월주의자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소원했고, 신 감독은 2008년 코치 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했다.
제3국인 브라질에서 파리나 감독을 다시 만난 신 감독은 이제 악감정은 없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언어가 통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10년 전에 상한 자존심을 회복할 좋은 기회임에는 분명하다.
피지는 이번이 올림픽 첫 출전이다. 오세아니아 예선에서 강팀인 뉴질랜드가 부정선수를 기용해 실격당하면서 운 좋게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파리나 감독은 “뉴질랜드 프로팀에서 뛰는 공격수 로이 크리슈나를 제외하고는 프로선수가 없다”며 “피지는 인구가 100만 명도 되지 않는 작은 나라인 데다가 럭비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파리나 감독은 하지만 “처음으로 한국, 독일, 멕시코 같은 강팀과 경기하는 피지 선수들은 사기가 충만하다”며 “경기장에서 상대 팀이 놀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의 다득점 루트는 세트피스다. 대표팀은 이날 브라질 사우바도르 피투아투 경기장에서 열린 마지막 훈련에서 세트피스를 중점적으로 다듬었다.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인 피지가 수비 위주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피스로 수비진을 무너트리겠다는 뜻이다.
신 감독은 올림픽에 대비해 10여 개의 세트피스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트피스 키커는 권창훈(수원 삼성)과 문창진(포항 스틸러스), 그리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권창훈과 문창진은 왼발 킥의 정확도가 높다. 오른발 킥은 손흥민이 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우=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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