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앙카라 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인들에게 쿠데타 배후 세력으로 지목된 펫훌라흐 귈렌 세력이 기업에 침투했다며 의심스러운 사람을 보면 당국에 보고하라고 말하고 있다.
4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앙카라 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인들에게 쿠데타 배후 세력으로 지목된 펫훌라흐 귈렌 세력이 기업에 침투했다며 의심스러운 사람을 보면 당국에 보고하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 전복·대통령 암살 모의”
아프리카 귈렌학교 폐쇄 압력


쿠데타 진압 이후 반대세력 제거에 몰두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탄압의 손길을 미국과 아프리카에까지 뻗고 있다.

4일 터키 일간 예니샤팍은 이스탄불 법원이 이날 재미 이슬람학자인 펫훌라흐 귈렌에 대해 쿠데타 지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체포영장에는 귈렌이 터키 정부 전복과 기능 마비, 대통령 암살, 터키 의회 파괴, 터키 국민의 자유 박탈, 헌법 질서 파괴 등을 모의했다고 적시됐다.

귈렌은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으나 사이가 틀어진 뒤 반역죄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1999년 미국으로 자진 망명했다.

터키 정부는 쿠데타 배후로 귈렌을 지목하며 미국 정부에 추방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증거를 내놓으라며 추방을 거부하고 있다. 터키의 이번 체포영장 발부는 귈렌 추방 요구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프리카에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 도이치벨레는 터키 정부가 아프리카 각국에 귈렌과 관련된 학교 폐쇄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귈렌은 봉사를 바탕으로 이슬람 가치를 알리는 사회개혁 운동(히츠멧)을 벌이면서 관련 학교를 세계 곳곳에 세웠다.

이에 터키는 자국의 압력이 쉽게 통할 수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이 학교의 폐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터키 정부는 나이지리아와 탄자니아, 세네갈 등에 귈렌 학교 폐쇄를 요청했다. 소말리아는 터키 지원 중단을 우려해 귈렌 학교를 선제적으로 폐쇄했다.

이러한 과도한 터키의 행보에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터키의 EU 가입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오스트리아가 요구한 터키의 EU 가입 협상 중단에 대해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되며, 모든 회원이 지금 협상을 중단하려는 생각을 가졌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터키가 현재 상황에서 EU 회원국이 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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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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