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정상기업’ 평가 논란

지난해 5조5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당장 유동성 위기로 ‘9월 위기설’이 돌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금융당국이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정상기업으로 분류한 것은 ‘비정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전·현직 경영진의 회계사기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미지급된 1조 원의 자금 투입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평가에서 정상기업으로 분류되는 ‘B등급’을 받은 것은 대주주의 지원 의지와 자구계획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정부가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줄 것이며 아직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통한 구조조정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부실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미 대우조선해양 여신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추고 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국책은행은 여전히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신뢰도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산업은행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부실징후 기업 선정 및 근거 규정’에 따르면 “업체의 재무상태, 산업위험, 영업위험, 경영위험, 재무위험, 손익추정, 현금흐름 예측, 사후관리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부실징후 기업을 선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나같이 모호한 데다 평가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대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에서 올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구조조정 대상이 아닌 B등급을 받은 것만 봐도 ‘부실 평가’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이 자금 문제로 드릴십 2척을 인도하지 않아 인도대금 1조 원을 못 받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에는 CP(기업어음) 400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선주사 4곳으로부터 총 4억7000만 달러 상당의 대금을 조기에 지급받기로 해 올해 내로는 채권단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도 문제가 크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는 넘긴다 해도 내년 9400억 원에 이어 2018년 3500억 원, 2019년 60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남은 1조 원에 대한 투입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결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자구노력이 먼저 이행돼야 지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정아·유현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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