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4일 이른바 청년활동지원(청년수당) 사업을 직권취소한 데 대해 서울시는 오는 11∼12일쯤 대법원에 취소처분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도 7일 공동 성명을 통해 ‘지방자치권 침해’라며 복지부의 청년수당 직권취소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주 근무시간 30시간 미만인 19~29세 청년 2831명에게 최장 6개월까지 매월 50만 원씩 지급하는 청년수당 첫 달분을 지급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가 복지사업을 신설할 경우 복지부와 협의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서울시는 그 과정에서 복지부와 많은 갈등을 빚었고, 법적 조정절차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청년수당을 지급하면서 빚어진 사태다. 하지만 현금으로 지급하는 청년수당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놓고 보면 이 사업이 예산 낭비임을 금방 감지할 수 있다.
우선, 서울시 청년수당의 효율성을 따져 보자. 사업의 궁극 목표는 저소득층 청년의 취업 문제다. 이들의 취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마땅한 일자리도 찾기 어렵고, 설령 일자리가 있다 해도 교육훈련 부족으로 자격이 미달하며, 자영 또는 창업을 하려 해도 자금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자리 정보와 교육훈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든지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애로 요인을 해소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이는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와 서울시 간 협조를 통하는 게 청년 개개인에게 보조금을 주어 탐색 활동을 조장하는 쪽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이 사업의 또 다른 목표는 당연히 이들의 복지다. 그런데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청년에게 공짜에 가까운 돈을 지급하는 것은 약(藥)보다는 독(毒)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들이 ‘공짜 점심’을 기대하는 순간부터 나라의 장래는 기약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 청년수당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이 결코 못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늘의 저성장 기조가 어느 나라에서든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우리의 청년실업률도 그다지 개선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원 대상자는 지원금 신청률 증가 및 다른 지역에서의 순유입 등 안팎으로 늘어날 것이고, 결국 서울시 예산은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게 될 게 뻔하다.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미국의 연방제와는 달리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대해 예산 및 재정활동 면에서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특히, 조세 수입의 주가 되는 소득세·법인세·부가세 등이 국세로 징수되므로 재정자립도가 지자체 평균 50% 안팎에 머물고 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의 경우에도 9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재정자립도가 다소 높다고 해서 지방정부 고유의 영역을 넘어 중앙정부의 영역을 넘본다면 재정활동의 효율성은 그 중복되는 부분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것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포퓰리즘에 기인한 것이라면 더욱 문제가 크다.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해서 시민의 혈세(血稅)를 낭비한다면 마땅히 교부금을 삭감하여 재정자립도 면에서 발생하는 지자체 간의 불평등을 평준화시켜야 할 것이다.
서울시가 비효율적이고 오래 지속할 수도 없으면서 청년 정신만 좀먹을 위험한 사업을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굳이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국민의 혈세를 결코 이런 데 낭비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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