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핵, 이것만은 알아두자

호흡기 전파 일상 생활서 감염
폐결핵 85%… 림프·척추 15%

환자와 접촉하면 무조건 감염
감염되면 100% 발병은‘오해’

기침·가래 동반 감기와 비슷
2주 이상 기침 계속땐 ‘검진’

약 끊거나 중단뒤 재복용땐
항결핵제에 내성 ‘슈퍼결핵’


‘감염자 186명 vs 3만2181명.’

지난해 신고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결핵의 감염환자 수다. 지난해 발생한 신규 결핵 환자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메르스 환자의 170배가 넘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메르스 사망자는 38명이었지만,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2000명이 넘는다. 결핵은 법정 감염병 가운데 가장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는 무서운 감염병이다. 최근 이대목동병원·삼성서울병원·고대안산병원 등 의료기관 종사자에게서 결핵 감염자나 의심자가 나오면서 결핵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메르스나 지카 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보다는 여전히 국민적 경각심이 덜한 게 사실이다. 치료제가 나와 있는 탓인지, 후진국형 질병인 결핵이 우리 주변에 만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호흡기로 전파되는 결핵은 누구나 주변 어디에서든 감염될 수 있으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제가 말을 듣지 않는 ‘슈퍼 결핵’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결핵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얕잡아 보는 결핵 =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한 감염병으로, 숨을 쉴 때 결핵균이 폐로 들어가 증식하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결핵은 우리 몸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데 약 85%가 폐에서 생기고(폐결핵), 15%가 림프절·척추 등 폐 이외의 장기에서 발생한다.

최근 의료기관 결핵 감염 이전에도 대중시설에서의 결핵 감염은 꾸준히 나타났다. 지난해 4월과 8월 대전 서구와 서울 은평구의 산후조리원에서 간호조무사 2명이 각각 결핵 판정을 받아 신생아 501명이 집단검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집단 결핵이 발병해 휴교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민의 관심도는 여전히 낮다. 질병관리본부(KCDC)가 지난해 말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결핵에 대한 건강신념을 점수화해 분석한 결과, 국민은 결핵 검진의 중요성과 예방·실천에 대해서는 높이 인식하고 있었지만, 본인이 결핵에 걸릴 가능성은 낮게 보는 ‘낙관적 편견’이 여전히 높았다.

KCDC 관계자는 “결핵은 누구에게나 감염될 수 있으며, ‘나’ 자신도 예외가 아님을 인식시키는 홍보 활동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잘못된 정보 많아 = 국민은 대체로 결핵 감염 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잠복 결핵과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다. 결핵 지식과 관련해 가장 높은 정답률을 보인 문항은 ‘결핵이란 결핵균 감염으로 생기는 호흡기 감염성 질환이다(81.7%)’ ‘결핵균은 기침, 대화, 노래 등 일상적인 생활에서 전파된다(72.3%)’ 등으로, 결핵 감염의 일반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대체로 높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반면 ‘결핵균에 감염되면 모두 결핵으로 발병한다(38.6%)’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된 환자가 사용하는 수건·수저·그릇 등의 물건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21.4%)’ 문항처럼 ‘잠복 결핵 감염’과 ‘감염 경로’에 대한 잘못된 지식의 정답률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10%만 발병해 결핵 환자가 되고 나머지 90%의 감염자는 면역기전에 의해 평생 발병하지 않는다. 이 상태를 잠복 결핵이라고 한다. 또 잠복 결핵 환자 중 5%는 결핵균 감염 후 12년 이내에 발병하고 5%는 잠복 상태로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한다.

결핵균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전염성 있는 폐결핵 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 침방울이 배출되는데, 이때 수분은 증발하고 결핵균만 공중에 남아 있다가 주변 사람이 숨을 쉴 때 함께 폐 속으로 들어가면서 감염되는 것이다.

결핵 환자와 밥을 같이 먹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결핵은 결핵 환자가 사용하는 수건·식기류 등 생필품이나 음식 등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결핵 환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이 결핵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 전염성 있는 폐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25∼30%가량만이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결핵, 조기 발견이 해법 = 결핵은 보통 기침·가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증상이 심각해져 뒤늦게 검사를 받고 결핵 환자로 판명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결핵 환자로 확진 받기 전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결핵을 전염시킬 가능성이 크다.

KCDC는 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 1 정도를 잠복 결핵 환자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결핵 환자를 잠복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결핵예방법 시행규칙’을 실시해 의료기관과 학교,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결핵과 함께 잠복 결핵 검진을 의무화했다.

결핵은 6개월 동안 항결핵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증세가 호전됐다고 결핵약을 복용하지 않거나 중단했다가 증세가 나빠져 다시 약을 먹게 되면 내성이 생긴다. 보통 두 종류 이상의 결핵약에 대해 내성이 생기면 ‘다제내성 결핵 환자’로 부른다. 이른바 결핵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슈퍼 결핵’이다. 슈퍼 결핵 환자는 내성이 있는 결핵균을 퍼트리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최소 20개월가량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치료 성공률도 50%밖에 안 된다.

기침의 경우 일반 호흡기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이 의심되므로 결핵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결핵 확진 여부와 무관하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입과 코를 가리는 ‘에티켓’이 필요하며, 기침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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