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왼쪽)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9일 의과대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에게 중증 천식 치료제 개발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용철(왼쪽)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9일 의과대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에게 중증 천식 치료제 개발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약학대학 유치’ 속도 내는 전북大

국제적 석학 11명 자문단
선진 약대교육 체계 조언
대웅제약과 MOU 체결도

라이덴랭킹 거점국립대 1위
의학·생명분야 세계적 수준


지난해 8조 원대의 의약품 기술 수출이라는 ‘대박’을 터트리며 제약업계의 신화로 우뚝 선 한미약품은 약사인 임성기 회장이 1967년 서울 종로에서 개업한 ‘임성기 약국’이 그 모태다.

개국약사였던 임 회장이 사업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직접 만든 조제약이 환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부터다. 임 회장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약국에서 번 돈을 밑천으로 1973년 한미약품을 설립, 42년 만에 국내 제약업계에서 유일무이한 ‘신화’를 쓰기에 이른다. 한미약품의 신화는 끊임없이 제약 연구에 몰두하는 수많은 약사와 연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사정은 어떨까. 제약업을 비롯한 바이오 산업이 이제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갈 ‘차세대 먹거리’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성장 동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건이 좋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약사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부가 2011년 연구 약사 및 임상 약사 양성을 목표로 약학대학을 6년제로 개편하면서 15개 대학에 490명의 약대 정원을 증원해 준 결과는 개국약사 증대로 귀결됐다. 약대 졸업생 1616명의 취업 현황을 보면 32.6%가 개국약사로 몰렸다. 정부가 당초 목표로 했던 첨단 신약 개발과 제약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인력·임상약사의 확보, 이를 통한 약학 연구의 양적·질적 성장 목표는 난관에 봉착했다. 실제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연구 및 임상 약사 비율이 5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2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약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연구 및 임상 약사의 대폭 증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대가 약대 설립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북대는 10일 아시아임상약학회(ACCP) 회장인 수팟 섭옹콧 태국 콘캔대 약학대 교수와 앨런 라우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주립대 약학대 교수, 아리스 위당야티 인도네시아 사나타다마대 약대 학장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11명의 석학을 전북대 약학추진 해외자문단으로 위촉하고 선진 약대 교육체계 수립에 대해 자문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북대는 또 지난 3월에는 신약 개발 교육 및 제약 교육을 위한 인적 교류를 위해 대웅제약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약학대학유치추진단장인 양문식 전북대 대외협력 부총장은 “신약 개발을 앞세운 제약 산업은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제약시장은 빈약하기 짝이 없어 시장 규모가 지난 2012년 현재 19조 원으로 세계 시장의 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양 부총장은 “특히 산업을 이끌어야 할 인력 양성은 뒷전”이라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재편돼 의사나 약사와 같은 전문직에 인재가 몰리고 있지만 이들이 전문직으로서 역할을 할 뿐 아직 사업화를 주도하거나 경제혁신의 주체로는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행 우리나라 약대 교육이 세계적인 산업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약대 설립에 대한 전북대의 강력한 의지는 양질의 약사 양성에 최적의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무관치 않다. 대학병원(의과대)은 물론 생명과학과 치·수의학, 고분자 나노·화학공학 분야 등 학제 간 협동이 수월한 연구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게 전북대의 자체 평가다. 여기에 전북대는 과학기술 논문의 질적 경쟁력을 평가하는 ‘라이덴랭킹(Leiden Ranking)’에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연속 거점 국립대 1위, 국내 6위의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등 실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의학·생명 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대는 외부에서의 객관적인 평가는 우수하지만, 의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약학대가 없는 13개 대학 중 하나다. 실제 국립대 중에서 의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약학대가 없는 대학은 전북대와 제주대뿐이다. 약학대학유치추진단 부단장인 채한정 의과대 약리학 교수는 “2014년에는 세계적인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확보했고, 학교 내 8개의 임상시험 관련 센터가 집중돼 있어 신약 개발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무엇보다 전북대는 임상약사 양성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올해 이전할 인문대 건물을 약학대 건물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기초과학 분야와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탁월한 교수 및 연구진을 확보하고 있다”며 “실무실습을 위한 학교 내 시뮬레이션센터 및 임상실습실도 갖춰 그 어느 대학보다 약학대 설립 조건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전주 =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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