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에 이익 몰아주기로
누진세 여론악화 회피 전략
전기 도매가는 7년만에 최저


한국전력이 지난해 11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상반기 6조3000억 원과 하반기 전기요금 누진제 등으로 이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전기의 도매가격은 7년 만에 최저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이 쓰는 전기요금에는 이런 도매가격의 인하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전은 과도한 이익으로 누진제 폐지 여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발전 자회사들에 이익을 몰아주고 있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175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7% 늘어났다. 자회사 영업이익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영업이익은 6조3098억 원으로 무려 45.8% 급증했다.

한전의 이익 증가는 기본적으로 전력구매 비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으로 한전의 전력 구매단가는 2014년 kwh당 93.7원에서 지난해 85.9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전기요금이 지속해서 인상되면서 판매단가와 구매단가의 차이는 2012년 kwh당 5.3원에서 지난해 25.6원으로 5배가량으로 확대됐다. 특히 발전 자회사가 주로 공급하는 원자력과 유연탄(석탄) 발전에 대한 정산단가가 인상되면서 자회사들의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정산단가는 전력거래시장에서 결정되는 전기 1kwh를 생산하는 데 소용되는 비용, 즉 전력생산비용인 계통한계가격(SMP)에 0에서 1 사이의 값을 가지는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 결정된다. 원자력과 석탄발전에 대한 정산조정계수가 올라가면 한전이 이들 발전 자회사에 지급하는 비용이 늘어 한전의 이익은 줄지만, 발전 자회사의 이익은 증가한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발전 자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구매할 때 적용하는 정산조정계수를 높임으로써 한전 개별 영업이익은 줄이고 발전 자회사들의 영업이익은 많이 증가시켰다”면서 “누진제를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여론 악화를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전기의 도매가격이 전력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누진제에 따른 ‘전기료 폭탄’ 공포에 떨고 있는데 전기요금에는 도매가격의 인하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에너지 업계와 한전 전력통계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기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은 65.31원/kwh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7월의 66.39원/kwh 이후 7년 만의 최저치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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