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연구모임 ‘어젠다 2050’ 회의에 참석해 환한 표정으로 김세연(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종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연구모임 ‘어젠다 2050’ 회의에 참석해 환한 표정으로 김세연(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보수여당 호남출신 대표 출현
호남 기반 중도·보수票 촉각
더민주 全大에 영향도 불가피

우상호 “靑 변화시켜달라” 당부
박지원 “호남서 더 열심히 할것”


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새누리당의 ‘호남 당 대표론’이 현실화되면서 그동안 호남 민심을 두고 경쟁을 벌여 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내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첫 호남 출신 보수당 대표의 탄생으로 호남을 기반으로 한 중도·보수 표심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전남 곡성 출신의 이정현 대표는 경선 기간 내내 “당 대표에 당선되면 호남 유권자의 20%를 끌어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도 “제가 대표가 되면 호남에서도 마음의 문을 열고 얼마든지 새누리당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10일 전주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어제 보수정당 역사상 최초로 호남 출신 당 대표가 탄생했다”며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서 결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이날 이 대표체제와 관련, “그동안 오리무중에 빠져 있던 새누리당이 정상 가동할 수 있는 체제가 정비되는 것 같다”며 “국회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이 대표의 여당 대표로서의 역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가 워낙 특수해 우려가 있다”며 “집권당 대표로서 민심을 청와대에 잘 전달해 대통령과 청와대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실제 야당의 아성인 호남에는 ‘여풍(與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최형재 더민주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여당 후보가 전북에서 승리한 것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전북 군산에 출마한 강현욱 의원이 당선된 후 20년 만이다. 이 대표는 전남 순천에서 당선되면서 호남에서 유일한 여당 재선의원이 됐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여풍’이 거세진다면 내년 대선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몫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19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지원했던 한화갑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을 거론하며 “이 대표의 당선은 보수 성향이 강한 수도권 내 호남 출신 유권자들에게 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지역 성향이 옅은 여수·순천·광양 등 신공업 벨트 주민들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민주의 8·27 전당대회, 이르면 올 연말 열릴 국민의당 전당대회도 ‘호남 출신 보수당 대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민주로서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89.2%의 지지를 몰아준 호남 민심을 단속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이 대표를 필두로 한 중도·보수 세력과 차별화하기 위해 진보 선명성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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