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예담피부과 원장이 한 남성의 탈모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김종혁 예담피부과 원장이 한 남성의 탈모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직장인 박모 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탈모 박사로 통한다. 오랜 기간 남성형 탈모가 진행된 탓에 탈모에 좋다는 음식과 샴푸는 물론 민간요법까지 줄줄이 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씨의 머리카락은 나날이 풍부해지는 지식과 달리 점점 더 가벼워져만 갔다. 더 이상 속절없이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결심한 박 씨는 풍성해진 머리숱을 되찾을 마지막 희망으로 피부과를 찾았다.

국내 탈모 환자 수는 10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탈모로 인해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은 약 4%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90%가 넘는 환자들이 박 씨처럼 탈모 방지 샴푸나 민간요법 등의 자가 치료에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종혁 예담피부과 원장은 “탈모 증상이 나타나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쳐 탈모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탈모의 유형 중 가장 흔한 남성형 탈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동원해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과 호르몬 때문=남성형 탈모는 성인 남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탈모 질환이다. 모발이 M자 형태로 후퇴하거나 정수리 부위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며 결국 탈락하는 현상을 보인다. 남성형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은 유전과 DHT 물질 두 가지이다. DHT는 남성 호르몬이 5-알파 환원 효소에 의해 변환된 대사 물질로, 탈모 유전자를 지닌 사람의 모낭을 위축시켜 모발을 가늘게 만들고 성장을 방해한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인 원인과 DHT가 동시에 작용해야 발현된다. 탈모 유전자를 지니고 있더라도 DHT 수치가 낮거나, 혹은 DHT 수치가 높더라도 탈모 유전자를 지니고 있지 않다면 남성형 탈모는 발생하지 않는다.

◇머리털 가늘어지면 탈모 의심=남성형 탈모는 한 번 증상이 발현되면 계속해서 심화된다. 초기에 발견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치료가 가능해지므로 평소에 두피와 모발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스스로 탈모 진행 여부를 쉽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모발 굵기와 빠지는 모발 개수를 관찰하면 된다. 흔히 모발이 많이 빠지면 탈모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발의 굵기 역시 탈모 진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남성형 탈모는 DHT가 모낭을 위축시켜 굵었던 모발을 얇게 만들면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피 앞부분과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뒷부분 모발에 비해 가늘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하루에 탈락하는 모발의 개수가 100가닥 이상인 경우에도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두피가 가렵고 부쩍 비듬이 많아지거나, 이마와 정수리 부위 모발이 뒷머리에 비해 휑해지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탈모치료도 꾸준히=남성형 탈모를 초기에 발견했다면 먹고 바르는 약물만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이러한 약물은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공인 기관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모든 단계의 탈모 치료에 권장되는 1차 치료제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먹는 약의 경우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의 생성을 억제해 탈모의 진행을 막고 발모를 촉진하는데, 임상 연구를 통해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를 입증했다. 당장에 가시적인 효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약물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먹는 약은 복용 3개월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극대화된다. 또, 복용을 중단하는 즉시 치료 효과는 사라진다. 만족할 만한 치료 효과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종혁 원장은 “탈모는 조기 발견과 의학적으로 검증된 약물치료의 두 가지만 지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평소 본인의 모발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 탈모가 의심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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