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한항공 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떨어진 ‘이물질과 파편(FOD·Foreign Object Debris)’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11일 대한항공 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떨어진 ‘이물질과 파편(FOD·Foreign Object Debris)’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FOD’ 피해 방지에 총력

지난 2007년 2월 일본 도쿄(東京) 나리타(成田)공항 활주로. 알루미늄 파편으로 인해 착륙하던 항공기 4대의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활주로 등화공사 현장에 지름 40㎝, 두께 4㎝의 보호판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알루미늄판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게 원인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말에는 제주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역시 외부 물질로 인한 타이어 손상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 도로에서는 작은 돌멩이나 이물질이 떨어져 있더라도 차량 운행에 큰 지장이 없지만, 공항 활주로에서는 치명적인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다. 공항 내부에 떨어져 있는 이물질이나 파편 등을 ‘FOD(Foreign Object Debris)’라고 부른다. 그로 인한 손상은 ‘FOD(Foreign Object Damage)’로 이름이 붙었다.

12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FOD는 통상적으로 항공기와 장비의 손상 및 항공사, 공항 직원의 신체적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외부 물질, 즉 항공기와 부딪히거나 흡입 또는 충돌했을 때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는 물체를 일컫는다.

공항 활주로 및 유도로 포장면 자체의 노후화로 인해 떨어져 나온 조각뿐 아니라 연료 보급, 기내식, 화물 처리 등 정상적인 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물질이 FOD에 포함된다. 태풍에 실려 온 통나무나 항공기 타이어 앞에 똬리를 튼 뱀 같은 예외적 상황 외에도 승객 및 공항 종사자들이 무심코 버린 음료수 캔도 잠재적인 FOD로 볼 수 있을 만큼 공항을 둘러싼 모든 요소에서 FOD가 발생할 수 있다.

FOD는 승객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동시에 항공사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는 공항 활주로 및 이동 지역에 방치된 FOD로 인해 매년 전 세계적으로 40억 달러가량의 손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항공기 정비 등 직접 손실 외에도 활주로 폐쇄에 따른 운항 지연 등으로 추가되는 간접 비용은 직접 손실의 몇 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부속서는 포장도로(활주로, 유도로, 주기장) 표면은 항공기 동체 또는 엔진에 손상을 일으키거나 시스템 작동을 감소시킬 수 있는 파편 및 다른 물체가 없도록 깨끗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전 세계 항공사는 ICAO 부속서를 기준으로 공항 내 포장도로를 관리하고 있다.

특히 활주로는 가장 심혈을 기울여 점검하는 공간이다. 활주로 이용 빈도가 많은 인천과 김포, 제주, 김해공항에서는 점검 차량으로 활주로를 주행하며 하루 4차례 포장면의 파손 상태와 이물질 여부를 점검한다. 주기장 및 유도로에서는 비행장 청소차량 및 자석 막대기 등을 이용해 콘크리트 파편 및 금속 물질을 제거한다.

항공사에서는 무엇보다도 해당 주기장의 이물질 제거를 자세히 점검한다. 항공기 입·출항 시에는 엔진이 회전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조그마한 콘크리트 조각이나 이물질이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심한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 여행 전 게이트에서 창 너머로 주기장을 관찰하면 항공사 직원들이 바닥을 보며 서성이거나 무엇인가 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바닥에 떨어진 돈이나 개인용품을 줍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줍는’ 항공사의 기본 업무라 할 수 있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체계적인 FOD 방지 노력을 하고 있다. 항공기 입·출항 때 직원들이 직접 주기장의 이물질 여부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관할 구역에 이동지역안전관리자(RSM)를 배치해 FOD 제거 상황을 추가 점검한다. FOD를 발견해 제거하거나 보고할 경우 안전 가점을 부여해 직원들의 자발적 노력을 독려하고 FOD 발견과 같은 안전활동에 이바지한 직원을 분기마다 선정 및 포상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김포공항에서 항공기 입항 전 주기장에 있는 콘크리트 부스러기를 미리 발견하고 제거해 피해를 방지한 정비사에게 표창 및 상금을 수여했다.

항공기 타이어의 경우 공항 활주로와 유도로, 주기장 등 도로와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FOD에 가장 쉽게 노출된다. 하지만 항공기 타이어는 항공기 무게는 물론 이착륙 때 마찰력과 온도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FOD가 아닌 일반적인 운항에서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타이어가 지탱하는 항공기 무게는 보잉 747기를 기준으로 약 400t 정도다. 정지 상태를 기준으로 보면 앞바퀴에 총 중량의 10∼15% 정도가 실리고 뒷바퀴에 85∼90% 정도가 실리는 것을 고려해 앞쪽 2개, 뒤쪽 16개로 총 18개 바퀴가 장착돼 있다. 즉 타이어 1개당 약 22t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

착륙 순간 타이어 표면 온도는 활주로와의 마찰 때문에 보통 섭씨 150도, 최대 250도까지 오르고 이륙 후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때에는 영하 50도의 저온을 감당해야 한다. 항공기 타이어는 고압과 고온에 노출되는 만큼 사고 시 화재 방지 차원에서 내부에는 질소가스가 들어 있다.

이처럼 튼튼하게 만들어진 타이어지만 안정 운항을 위해 교체 작업도 수시로 이뤄진다. 교체주기는 기종별로 다르지만, 평균 이착륙 250회를 기준으로 삼는다. 250회를 초과한 타이어는 리트레드 작업(마모된 부분을 재생하는 작업)을 거쳐 재사용할 수 있으며 이착륙 기준 최대 1500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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