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각종 약관에 통용 수준”
1㎜ 글자 고지 논란 재연될 듯


경품행사 등을 통해 입수한 고객 개인정보 2400만여 건을 보험사에 팔아넘겨 2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 전·현직 경영진에게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장일혁)는 12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도성환(61) 홈플러스 전 사장 등에 대해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홈플러스 등은 고객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해 그 대가를 받는다는 내용을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응모한 사람들이 제3자에게 자신의 정보가 유상으로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검찰의 주장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에 관한 내용을 1㎜ 크기의 글자로 기재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정도 글자 크기는 현행 복권이나 의약품 사용설명서, 각종 서비스 약관 등에서도 통용되는 수준”이라며 응모하는 사람들이 읽을 수 없도록 방해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홈플러스 법인과 도 전 사장 등 전·현직 임직원들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1번의 경품행사로 모은 개인정보와 패밀리카드 회원정보 2400만여 건을 보험사에 231억7000만 원에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됐다.

1심에서 법원은 홈플러스 경품 응모권에 ‘개인정보가 보험회사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 등 법률상 고지 사항이 1㎜ 크기의 글자이긴 하지만 모두 고지돼 있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홈플러스 고객정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에 ‘판사님은 이 글씨가 보이십니까’라는 제목의 1㎜ 크기 글씨로 작성한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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