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품송·서울 문묘 은행나무 등 천연기념물 노거수(老巨樹·수령이 오래되고 규격이 큰 나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호시설 설비 기준이 마련된다. 그동안 천연기념물 노거수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보호 기준에 따라 관리해왔다. 이번엔 통일된 기준안을 세운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1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3년에 걸쳐 ‘천연기념물 노거수 보호시설 안정성·적정성 조사 연구’를 수행했다.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충북 보은군 정이품송, 제59호인 서울 종로구 문묘 은행나무 등 주요 노거수 17그루를 선정해 다양한 기후 조건에 따른 변화와 보호 방안을 연구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오는 3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공청회를 연다. 공청회에는 김성균·이규화 서울대 교수 등이 참석해 노거수의 현황 및 기준, 생리적 특성 및 보호시설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연구 결과와 공청회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재해 예방을 위한 ‘천연기념물 노거수 보호시설 설치 기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수령이 수백 년에 달하는 노거수는 전국에 169그루로 천연기념물 식물 총 261점 중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문화·역사·생물학적 가치가 매우 크지만 항상 외부에 노출돼 있어 폭염과 태풍 등에 손상되기 쉽고, 단독으로 있는 경우가 많아 통일된 보호시설 기준 마련이 시급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은 “과학·정량적 조사 외에 국외문헌자료, 현장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합리적인 기준안을 만들려고 했다”며 “이번 기준안이 천연기념물 노거수의 기상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형을 보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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