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돼지 폐기 처분 잇따라
바다수온 올라 양식장 떼죽음도
남부지방은 농업용수 비상 공급
사과표면 화상입고 포도 설익어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에 바닷물 고수온, 농경지 가뭄까지 덮치면서 농어민들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닭, 돼지 등 축산농가의 피해 규모가 전국에서 3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2012년 집계 이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안의 이상고온으로 양식어류 집단 폐사도 속출하는 데다, 가뭄으로 수확을 앞둔 농작물까지 타들어가 추석 밑 농어촌의 민심이 멍들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9일까지 폐사한 닭, 오리, 메추리, 돼지 등 가축 수는 289만1545마리였으나 갈수록 늘어 15일 현재 304만5325마리로 300만 마리를 넘어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 같은 피해는 폭염 피해를 집계한 2012년 이후 가장 많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닭 115만3259마리, 메추리 2만여 마리 등 총 119만9892마리의 폐사 사례가 보고됐다. 충남도는 닭 54만7000마리를 포함, 55만 마리의 가축이 폐기 처분됐다. 전남지역 233개 농가에서도 53만6000마리의 가축이 폭염으로 폐사했다. 충북도 16만6930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폭염으로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양식장 어류 집단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동·남해안 일대 양식장에서 15일까지 모두 27만8000마리의 강도다리, 넙치, 전복 등이 폐사해 6억8000만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적정온도가 15~18도인데 강한 태양 복사열로 수온이 30도에 육박하면서 어류가 죽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옹진군 영흥도의 민간 종묘양식장에서는 넙치 치어 400만 마리가 폐사해 약 14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어민들은 ‘양식수산물재해보험’ 약관상 이상수온에 의한 재해는 특약사항에 포함되지 않아 대책을 요구 중이다.
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가뭄이 확산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과 전남 영광군, 경북 포항시와 경주시 등은 출수기를 앞둔 볏논 물대기를 위해 농업용수 비상 공급에 나섰다. 전북 정읍시는 단비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36년 만에 열었다. 특히 폭염으로 경북 안동시와 영양군, 충북 충주시, 경기 화성시 등에서는 과일의 일소(日燒·과실의 표면 등이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돼 화상을 입는 것) 피해도 발생했다. 6600㎡ 규모의 사과농사를 짓는 조모(52) 씨는 “추석 직전 출하하는 조생종 홍로사과 대부분이 일소 피해를 입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포도 주산지인 경기 화성시 송산면의 한 농가는 지속하는 열대야로 일교차가 거의 없어지면서 열매가 설익어 유기농 포도 중 3분의 1을 폐기 처분해야 하는 사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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