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김선영 씨, 어서 와.”

자리에서 일어선 서동수가 여자를 맞았다. 이곳은 한시티 북쪽 교외의 별장이다. 다가온 여자가 두 손을 배 앞에 포개고 공손히 절을 했다. 머리를 든 여자의 얼굴에 수줍은 웃음이 떠올랐다. 서동수가 눈을 가늘게 떴다.

“TV보다 실물이 더 아름답군.”

“감사합니다.”

여자의 얼굴이 붉어졌다.

“다, 알아.”

서동수가 소파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오후 8시 반, 손님을 만나기에는 늦은 시간이다. 여자가 앉자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슬쩍 풍겨온 여자의 향내를 깊게 마시려는 것이다. 이 여자가 누구인가? 바로 TV에 나왔던 서동수의 51번째 여자, 지난번 박서현의 고발 프로가 방영된 후에 자진해서 51번째 여자라며 나타난 김선영이다.

치열했던 남한의 연방대통령 후보 경선 때의 일이다. 별장 안은 조용하다. 이곳은 2층 거실이어서 부르지 않으면 아무도 올라오지 않는다. 서동수가 지그시 김선영을 보았다. 쇼트커트한 머리… 뒤쪽의 목덜미가 희다. 갸름한 얼굴, 눈은 가는 편이지만 눈웃음을 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질 만큼 귀엽다. 도톰한 입술, 날씬한 몸매, 46세, 지금은 신의주 특구의 금성식당 사장이다. 이윽고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그때 말이야, 내가 정말 안 했어?”

“네?”

눈을 크게 뜬 김선영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네, 안 하셨어요.”

“정말이야? 나한테는 사실대로 말해도 돼.”

이런 경우는 드물 테지만 서동수는 정색하고 있다. 그러자 김선영이 눈을 흘겼다. 이제 얼굴에서 교태가 흐른다.

“정말 안 하셨어요.”

“내가 그게 궁금해서 보자고 했어.”

그래서 신의주에 있는 김선영에게 비행기 일등석 항공권을 보낸 것이다.

“내가 미쳤군, 돈만 주고 손도 대지 않다니.”

혼잣소리처럼 말했던 서동수가 서둘러 말을 이었다.

“김선영 씨 같은 매력이 넘치는 여자를 그냥 둔 것을 말하는 거야.”

“저도 기다렸거든요?”

마침내 김선영이 붉어진 얼굴로 서동수의 시선을 받으며 말했다.

“그런데 연락도 없으셨어요.”

“애들이 그때 중3, 중1이었다면서? 지금은 다 컸겠네.”

“둘 다 미국에서 대학 다녀요.”

“남자는?”

“없어요.”

“정말이야?”

“양에 안 차서 한두 번 만나고 끝냈어요.”

“그렇다면 오늘 밤 여기서 자고 가도 국개위 투표에 지장 없겠군.”

그러자 김선영이 다시 눈웃음을 치며 물었다.

“오늘은 진짜 하시는 건가요?”

“왜 이번에는 했다고 방송 나갈래?”

“아유, 장관님도, 제가 미쳤어요?”

“이제 보니까 애교가 많구나.”

“좋아서 그래요.”

“그리 좋아해?”

“그럼요.”

“이거 오늘 밤 고생하겠는데?”

“빨리 끝내셔도 돼요. 저도 맞출게요.”

“어이구, 이런 색녀를 놔두었다니.”

마침내 서동수가 손을 뻗어 김선영의 어깨를 당겨 안았다. 기다리고 있던 김선영이 서동수 품에 안기더니 얼굴을 든다. 입맞춤을 기다리는 듯 눈이 반쯤 감겨 있다. 서동수가 김선영의 입술을 빨았다. 그 순간 김선영의 입이 열리면서 말랑한 혀가 꿈틀거리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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