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8·16 개각은 그 규모와 내용 모두에 있어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소한에 그쳤다. 박 대통령은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환경부 장관에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을 각각 내정했다. 또 4명의 차관급 인사도 함께 단행했지만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경질 문제에 대한 대답은 없었다.

박 대통령은 개각을 분위기 쇄신용으로 ‘활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에 수시로 단행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 일견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여당에 참패를 안겨 준 4·13 총선 민의(民意) 수용이나, 임기말 국정 동력(動力)을 추스를 필요성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사드 논란 등을 불필요하게 증폭시킨 외교안보팀 등에도 불신을 보내고 있다. 또 지난 9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호남 출신 배려 등 ‘탕평·균형·소수자 배려’ 요구도 사실상 반영하지 않았다. 조윤선 내정자는 4·13 총선에 나섰다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친박 인사로,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온 ‘회전문 인사’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 내정자는 경북 영양, 조경규 내정자는 경남 진주 출신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8일 청와대 개편 당시에도 측근 인사 및 낙천·낙선자 중심의 친위 체제를 강화했다.

박 대통령의 의중은 친위 인사 중심으로 임기말 레임덕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임기 말로 갈수록 소통과 통합이 더 필요하다. 외교 안보 난제와 4대 구조개혁, 산업 구조조정 등 국정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각 부처 장관들의 책임지지 않는 행태로 국정 운영이 난맥을 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함께 가는’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을 하나로 묶는 메시지가 결여된 개각으로는 공감을 만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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