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열대야의 잠 못 들게 하는 더위를 식혀주는 것은 선풍기나 에어컨도 아니고 차가운 빙수(氷水)도 아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전해오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다. 종반전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우리 선수들은 펜싱과 사격, 양궁에서 모두 금메달 6개를 땄고, 유도와 역도에서 3개의 은메달, 역도·유도·펜싱·양궁·레슬링에서 모두 5개의 동메달을 따는 등 선전(善戰)하고 있다.
국가대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204명은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13만3300명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다. 확률적으로 653명 중에서 1명꼴로 뽑히고 뽑힌 선수들이다. 국가대표는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전 세계 70억 인구를 대표하는 1만903명의 선수와 기량을 겨룬다. 태극기가 펄럭이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하는 것은 국가대표 선수들뿐이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우리는 정치와 종교, 지역과 세대를 넘어 하나가 된다. 우리 정치인들과 공무원들도 국가대표 선수들만큼 국민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선수들만큼 열심히 일하는 국민의 공복(公僕)을 보기가 힘들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자기 자신과 소속 기관의 명예를 위해 메달을 따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의 최종 목표는 결국 태극기와 애국가로 귀결되고, 이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데 이바지한다.
올림픽 효자 종목이고 우리나라의 대표 종목인 양궁에서 전 종목을 석권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매년 14회 안팎의 기록을 평가해 120위까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고, 10차례의 공정한 선발전을 거쳐 대표를 선발하기 때문에 학연·지연·인연 문제도 없고, 오직 실력으로만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이런 이유로 양궁에서는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가 더 어렵다고 말한다. 대한양궁협회가 시도한 시스템에 의한 선수 선발과 합리적인 운영은 다른 종목뿐 아니라, 공직사회와 대·중소기업 등 사회 전반에서 벤치마킹해야 할 모범 사례다.
그렇다면 올림픽에서처럼 우리 정치판과 사회의 살벌한 투쟁의 현장에서 인간적인 냄새가 나게 할 순 없을까? 남남갈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파업과 구조조정의 척박한 삶의 현장에도, 국가대표들의 각축장에서 꽃피는 평화를 위한 올림픽 정신 같은 것을 만들 순 없을까?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박상영 선수가 헝가리의 게자 임레 선수를 만나 10-14로 패색이 짙어가던 순간에 경기를 15-14로 역전시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것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위대한 역전(逆轉)의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올림픽 3연패를 이룩한 사격의 진종오 선수와 양궁 여자 단체전 8연패를 이룩한 선수들을 드높이며, 44세로 올림픽 5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오영란 선수를 비롯한 여자 핸드볼 선수처럼 ‘우생순’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국가대표 선수처럼 불법의 유혹을 뿌리치고, 극한의 고통을 참아내며, 정해진 규칙을 지키고, 어떠한 판정 결과라도 승복(承服)하면 좋겠다. 이들이 우리 사회를 통합(統合)하고 국가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데 이바지한 국가대표 선수처럼 정정당당하고 공정(公正)하게 국민을 위해 노력하고 일해주면 좋겠다. 태권도, 레슬링, 배드민턴, 골프 등 남은 종목에서도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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