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연합군, IS 격퇴에 방점
락까탈환 위해서 동진 원해

쿠르드계는 영토 확보 목적
터키 접경지로 서진 움직임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이고 있는 서방연합군과 시리아민주군(SDF)이 IS로부터 북부 요충지 만비즈를 탈환한 가운데 다음 목표를 두고 양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영국 BBC 방송 등은 SDF가 만비즈 탈환 작전 이후 병력을 남서쪽 50㎞ 방향 알 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SDF는 알 밥 인근에 군사위원회도 신설했는데 이는 서쪽 터키 접경지역으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SDF의 서진(西進)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시리아 서쪽 터키 접경지역 자신의 영토를 확보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IS 격퇴에 방점을 두고 있는 서방연합군은 IS의 수도격인 락까 진입을 위한 동진(東進)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비즈 탈환 작전을 벌인 것도 이곳이 락까로 물자를 공급하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파이살 이타니 선임연구원은 “쿠르드계는 알레포를 지나 더 서쪽으로 진격하길 원하는 반면, 미국의 목표는 반대쪽 락까”라고 16일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그는 “락까로 향한다고 해도 쿠르드계가 강한 의지를 보이며 참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쿠르드계의 뜻대로 서진을 결정하면 터키의 반발이 나올 수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YPG는 시리아 쿠르드족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PYD)의 군사조직인데 터키 정부는 PYD를 테러조직으로 분류했다.

지난 2월 터키 앙카라에서는 신호대기 중인 군인 수송 버스 등을 겨냥한 차량폭탄 테러로 28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했는데 당시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터키 총리는 YPG를 배후라고 밝힌 바 있다. 12일에도 터키 정부는 서방연합군과 SDF가 만비즈를 탈환하자마자 미국을 향해 “만비즈 탈환 작전이 끝나면 쿠르드계 병력을 배제시키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한편 IS의 새 거점으로 떠오른 리비아 시르테에 대한 리비아 통합군의 탈환 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17일 AFP 등에 따르면 리비아군은 IS가 차지한 지역 중 바다와 접한 시르테 1구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역을 장악했다며 1구역을 향해 진격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 시르테 탈환 작전을 개시한 리비아군은 1일부터 미군의 공습 지원을 받아 IS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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