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KCM의 나를 만든 스승

탁월한 가창력으로 대중의 찬사를 받는 데 익숙한 강 씨지만, 학창시절 안 교사가 해주던 칭찬은 되뇔 때마다 힘이 됐다. ‘시흥에서 노래 좀 하는 학생’으로 소문나, 16세 어린 나이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강 씨는 고등학교 생활 내내 공부보다는 데뷔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기에 그 칭찬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난 강 씨는 “연습생 생활을 막상 시작했지만, 데뷔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연습을 하느라 가끔 학교를 빠지는 것을 두고 선생님들과 일부 친구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안 선생님은 달랐다”고 회고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집안 살림을 이끌어 가시는 어머니를 도와드리고자 중학교 때부터 신문 배달을 하면서 용돈을 벌 정도로 책임감이 남달랐던 그는 이런 주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자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안 교사는 틈이 날 때마다 강 씨의 꿈을 응원해 줬다. 국어 담당 교사임에도, 퇴근 후 직장인 밴드 생활을 하던 안 교사는 강 씨의 가수에 대한 열망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줬다.
안 교사는 강 씨에게 직접 작곡한 노래를 선물하기도 했다. 강 씨는 “선생님께 곡을 선물 받았을 때 진짜 가수로 인정받는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 씨는 안 교사의 제안으로 안 교사가 작곡한 노래를 학교 선생님들의 결혼식 축가로 부르기도 했다. 강 씨는 “교내 커플이었던 영어 선생님과 수학 선생님이 결혼하는 날 전교생 앞에서 축가를 불렀다”고 말했다.
선생님 결혼식에서 노래 실력을 맘껏 뽐내며 축가를 부르자 학교에 강 씨의 꿈을 응원하는 교사와 친구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저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소나마 학교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기억했다.
만일 안 교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고등학교 3년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장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 씨는 단언했다.
그는 “선생님의 응원과 격려가 없었더라면 고등학교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아마도 학교를 뛰쳐나와 비행 청소년이 됐을 것”이라며 “힘든 연습생 생활을 버티며 학교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안 선생님 덕분”이라고 감사해 했다.
그는 2002년 첫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하던 날에도 부모님 다음으로 안 교사를 떠올렸다고 한다. 강 씨는 가수가 된 이후에도 안 교사와 연락을 하며 조언을 받고 있다. 그는 “선생님의 조언을 받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힘든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도 큰 사고 없이 지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제는 어엿한 중견 가수가 된 강 씨는 소속사 후배들과 연습생들을 지도할 때 과거 안 교사처럼 꿈과 희망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는 “선생님은 인생의 가장 정확한 조언자”라며 “내가 멋진 조언자를 만나 가수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훌륭한 조언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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