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기부양정 전진 배치… 1년내 SLBM 탑재 가능성
南, 아파치 84대로 증강…‘바다의 사드’ SM-3도 도입

南北 해상전력 현황은…


북한이 올 들어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비롯해 스커드·노동·무수단 등 지대지(地對地) 탄도미사일, 300㎜ 신형 방사포 실험 등 다양한 군사적 위협을 감행하고 있다. 북한은 육상뿐 아니라 수중 전략무기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잠수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전진 배치된 대남침투용 공기부양정 기지를 속속 건설, 서해5도와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했다. 우리 군은 또 2020년 국내 기술로 개발될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에 한국형 SLBM을 탑재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0년대 중·후반에 완성될 차기 이지스함(광개토Ⅲ 배치-Ⅱ) 3척에는 해상에서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SM-3 요격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형 이지스 전투체계인 록히드마틴의 ‘베이스라인(Baseline·BL) 9’이 장착된다. 한미연합사도 공기부양정 킬러인 최신형 아파치 가디언(AH-64E) 아파치대대를 9월 1일 창설하고 오는 10월 주한미군에 1대 아파치대대를 순환배치해 내년초 한미연합사 소속 아파치헬기를 84대로 늘리는 등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남북한 해상전력 개발 현황을 살펴본다.

1 北, 서해 공기부양정 기지

북한은 2012년 초 서해 NLL에서 60여㎞ 떨어진 고암포에 70여 척을 수용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 예비기지를 완공했다. 최근에는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를 마주 보고 있는 황해남도 옹진군 소강리 지역에 공기부양정 새 기지를 건설 중이다. 이 기지에는 작은 통로가 2개씩 있는 3개의 터널이 있으며 터널 안쪽에 고속 공기부양정 등을 숨겨 놓을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비무장지대(DMZ) 포격전 전개 후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면서 평안북도 철산군 모 기지에 있던 공기부양정 20여 척을 서해 NLL에서 가까운 남포기지로 전진 배치한 적이 있다.

2 공기부양정 킬러 신형 아파치

한미연합사는 북한이 서해 NLL 인근에 전진 배치한 공기부양정 등을 격퇴하기 위해 오는 9월 1일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예하에 901아파치대대를 창설한다. 이 부대는 미 록히드마틴의 최신형 아파치 가디언(AH-64E) 18대로 구성되며 내년 초 18대를 추가 도입해 제2 아파치대대가 만들어진다. 2013년 이라크전 참전을 위해 한국을 떠났던 아파치헬기 2개 대대 중 1개 대대(24대)가 오는 10월 순환배치 차원에서 주한미군에 배속된다. 이럴 경우 내년 초 한미연합사 소속 아파치헬기는 모두 84대로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강된다. AH-64E 부대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 대만(36대)에 이어 한국이 3번째다.

3 공기부양정-아파치 성능 비교

북한의 공기부양정은 침투 목적의 특수부대원을 신속히 수송하는 선박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심 3대 침투전력 중 하나다.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 등 두 종류다. 이에 맞설 아파치헬기는 공기부양정과 전차 킬러로 불린다. 아파치헬기는 신형 전차 900여 대 이상으로 무장한 북한군 기갑전력의 위협과 서북도서로 침투하는 북한군 공기부양정을 비롯해 해안포 등 국지 도발에 대비하는 신속 대응 전력이다. 최대 순항속도는 시속 269㎞(145노트)로 헬파이어 공대지 유도탄 최대 16발, 스팅어 공대공 유도탄 최대 4발을 각각 탑재한다. 70㎜ 로켓 최대 76발과 30㎜ 기관총 최대 1200발을 장착해 전방의 전차와 공기부양정을 단숨에 격파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4 北의 SLBM 개발 완료 시기

현재 북한이 실험 개발 중인 SLBM에 대해 미국 정보분석업체인 ‘올소스 애널리시스’의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북한이 1년 안에 SLBM의 사정거리를 최대로 늘린 실험 발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력추진사업단장을 지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도 “진행 속도를 볼 때 북한이 1년 안에 2000t급 신포급 잠수함에 SLBM 1발을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방부는 “북한이 SLBM 수중사출능력 등에서 일부 기술적으로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기존 보유국 개발 경과를 감안하면 북한의 SLBM 전력화에 3∼4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나 그들이 역량을 집중할 경우 이른 시기에 전력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5 北의 SLBM 전략 무기화

북한이 지난해와 올해 초 동해에서 발사한 SLBM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미사일로, 아직 사거리는 짧지만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인 에어로 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은 SLBM 실험 발사에서 액체연료 추진 로켓 대신에 고체연료 추진 시스템을 사용, SLBM 개발 기술을 급진전시키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기술진 및 앞선 미사일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SLBM 사거리를 늘리는 등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으나 늦어도 2020년에는 실전 배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거리 900㎞로도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공해상으로 나오면 일본은 물론 미국의 괌, 하와이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은 원거리 항해와 작전을 위해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이고, 연료 공급 없이도 장기간 작전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 개발도 모색하고 있다는 첩보가 나오고 있다.

6 장보고 Ⅲ에 SLBM 탑재 이유

국방부는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SLBM을 탑재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애초 장보고Ⅲ에는 장보고Ⅱ(214급 잠수함)에 탑재된 해성-3 등 잠수함발사크루즈미사일(SLCM)을 탑재할 예정이었으나, 장보고Ⅲ 초도함이 생산되는 2020년까지 독자 기술로 SLBM을 개발해 탑재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한국형 SLBM은 사거리 500㎞ 이상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2B를 잠대지(潛對地) 버전으로 개량한 것으로, 목표 사거리는 1000㎞ 이상이다. SLBM이 장착될 수직발사대는 6∼10개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SLBM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5대 핵 강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과 2013년 실험 발사에 성공한 인도 등 6개 국가다. 우리가 2020년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계 7∼8번째 SLBM 보유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7 SLCM과 SLBM 차이

SLCM과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되지만 추진기술·유도기술에서 차이가 난다. SLCM은 GPS의 인도 아래 지상 30∼40m 높이에서 마하 0.8∼0.9 속도로 저공 비행해 은밀성이 뛰어나다. 반면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돼 고공으로 올라간 뒤 마하 7∼8 속도로 고속 낙하해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SLBM은 추진체 지름도 SLCM에 비해 커 살상력도 훨씬 크다. 여러 척의 3000t급 잠수함에 6∼10기의 SLBM을 탑재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핵을 보유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핵탄두 탑재가 불가능해 전략무기로서의 SLBM 보유국 의미는 반감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인도는 1990년대 SLBM 개발을 시작해 2013년 K-15(사가리카) SLBM에 대한 수중발사 실험에 성공했다. 이 SLBM은 길이 10m, 지름 0.74m, 발사중량 6∼7t, 탄도중량 1t이며 사정거리는 700∼1900㎞다. 인도가 자체 개발한 원자력 잠수함 아라한트급에는 수직발사관 12기가 탑재돼 있다.

8 ‘BL 9’ 이지스 전투체계는

2020년대 중·후반에 추가로 건조될 차기 이지스함 3척에 방공전 및 대(對)탄도탄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최신형 이지스 전투체계인 ‘베이스라인(Baseline·BL) 9’이 탑재된다. BL은 이지스 전투체계의 기준이 되는 형상을 의미한다. 이지스 전투체계의 구성장비가 개선돼 전반적인 기능 및 형상이 크게 변화된 경우 새로운 BL 번호가 부여된다. 2012년 미군에 실전 배치된 최신형 BL 9에는 적의 탄도미사일 대응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다기능신호처리기(MMSP) 등이 탑재됐다. 현재 실전 배치된 세종대왕함 등 3척의 이지스함 전투체계는 ‘BL 7.1’ 버전으로 SPY-1D 레이더로 1000㎞ 밖의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지만 이를 요격하는 시스템은 빠져 있다.

9 ‘바다의 사드’ 도입하나

차기 이지스함에는 사드 레이더보다 강력한 레이더가 장착돼 있어 요격 기능을 추가하면 곧바로 ‘바다의 사드’가 된다. BL 9에는 요격미사일 SM-3 탑재가 가능하다. SM-3의 최대 사거리와 요격고도는 각각 500㎞로 사드의 요격고도(40∼150㎞)와 사거리(200㎞)보다 넓다.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은 SM-3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 이지스함은 미사일 요격능력이 없는 SM-2가 탑재돼 있다. 차기 이지스함에는 SM-3와 더불어 해상종말 요격능력이 보강된 SM-6 개량형 도입도 검토 중이다.

10 북, 수상공격 능력 강화

북한 해군은 해군사령부 예하에 동·서해 2개 함대 사령부와 13개 전대, 2개의 해상저격여단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해군은 공기부양정 등 총 전력의 약 60%가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돼 상시 기습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형 중대형 함정과 다양한 종류의 고속특수선박(VSV)을 건조해 수상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수중 전력은 로미오급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 척으로 숫자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상륙전력은 공기부양정, 고속상륙정 등 260여 척으로 구성돼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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