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훈은 19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벨기에의 자우아드 아찹(24)을 11-7로 꺾었다. 올림픽 랭킹 2위인 이대훈은 랭킹 1위인 아찹을 맞아 3회전 종료 25초 전까지 4-5로 뒤지다가 오른발로 상대의 얼굴을 정확히 때려 경기를 뒤집었다. 이대훈은 상대의 공세 속에서 다시 오른발로 얼굴을 정확히 때려 점수를 추가하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이대훈은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한국 남자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이대훈은 2012 런던올림픽에선 58㎏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부에선 황경선(30·고양시청)이 2004 아테네올림픽 67㎏급 동메달, 2008 베이징올림픽·런던올림픽 금메달로 3회 연속 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체급을 달리해 2회 연속 메달을 딴 것은 이대훈이 처음이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안선수권대회를 석권하고 태권도 그랜드슬램에 올림픽 우승만을 남겨둔 이대훈은 8강전에서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20)와 접전 끝에 8-11로 졌다. 아부가우시는 올림픽 랭킹이 40위지만, 이대훈이 일찌감치 경계 대상으로 꼽아온 선수다. 이대훈은 런던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금메달을 놓치게 됐지만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대훈은 환하게 웃으며 아부가우시에게 박수를 친 후 그의 손을 번쩍 들며 승리를 축하했다. 관중들도 이들을 박수로 격려했다. 이대훈은 8강전 직후 “한 상황, 한 상황을 즐기면서 대처하는 상대 선수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대훈은 아부가우시가 결승에 오르면서 패자부활전 기회를 잡았고, 고프란 아흐메드(24·이집트)를 14-6으로 꺾었다. 고프란은 패배한 후 이대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이대훈에 못지않은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이대훈은 동메달 획득 직후 “8강전에서 패하니 주위에서 걱정하고 또 나보다 더 많이 실망한 것처럼 느껴졌다”며 “그래서 속상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했고 남은 경기를 더욱 잘해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8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팔을 들어준 것과 관련, 이대훈은 “패자가 인정하지 않고 인정 못 한다고 나오면 승자의 기쁨이 덜하다”며 “패자가 인정해주면 승자도 마음이 편하다. 이런 게 스포츠맨십이며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우 =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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