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퇴임 앞두고 광폭 행보
손학규·박원순 등 두루 접촉
文 견제하며 잠룡들에 힘싣기
국민의당은 ‘신당론’ 맞장구


오는 27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김종인(사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최근 여야 차기 대선 주자와 잇달아 만남을 갖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김 대표가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인사들을 주로 만나고 있어 ‘반문(반문재인)연대’를 구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김종인발(發)’ 정계 개편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손학규 전 더민주 고문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손 전 고문에게 “고민만 하지 말고 서울로 올라오라”고 정계 복귀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의 잠룡들과 비공개 만남을 가져왔다. 지난 7월에는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만났고,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도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퇴임을 앞두고 “경제민주화에 신념을 가진 대권 주자가 없다”, “책임 있는 대선 후보라면 먼저 개헌에 관한 입장과 역할을 밝혀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의 자격’까지 제시하는 등 대선 관련 발언을 늘리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더민주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친문(친문재인)계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반문연대, 나아가 야권발 정계개편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우에 따라 친박(친박근혜)계, 친문계를 떼어내고 중간지대에서 정계개편이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21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도 당 정체성 논란과 관련, “세상이 변하는 걸 모르고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많아 답답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광폭 행보는 친문계의 지도부 장악이 유력한 8·27 더민주 전당대회와 맞물려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친문 인사가 대부분 채울 경우 김 대표의 정치적 활동 공간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문 전 대표를 견제하면서 야권 잠룡들의 연대에 힘을 보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당 일부 인사들도 이른바 ‘제3지대 신당론’을 거론하는 등 야권 재편 흐름에 군불을 때고 있다. 친문계가 장악한 더민주도, 국민의당도 아닌 더 큰 틀의 야권 통합과 대선후보 경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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