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성공적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가장 긴장한 것은 청와대와 군이다. 청와대가 북의 SLBM 도발이 일어난 24일 오전 긴급하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상당 수준의 비행기술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전력화를 코앞에 둔 것으로 판단되는 북 SLBM 공격에 대한 효율적인 방어 대책 마련이 현재로선 요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SLBM은 현재 한반도 배치 문제로 논란이 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도 막기 힘든 무기체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청와대와 군은 북한의 지상 발사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 배치 문제를 조기에 매듭지어야 하는 한편, 가공할 해상 위협인 SLBM을 막아내기 위한 대응책도 내놔야 하는 2중, 3중의 고민을 안게 됐다.

정부는 일단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도를 높여가면서 북한을 옥죄어 간다는 방침이지만 궁극적인 SLBM 대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 SLBM 공격에 대한 우리 군의 방어 체계는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수년간 북 SLBM 전력화 시기를 빨라야 2020년 전후일 것이라는 다소 안일한 관측을 근거로 대응책을 논의해 왔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Kill Chain)을 확장해 해상 위협 방어까지 아우르겠다”는 원론적 대책만 밝혀온 상황이다. 군은 해상 위협, 즉 SLBM 방어의 주요 내용으로 한·미 공동의 4D, 즉 탐지(detect)·방어(defense)·교란(disrupt)·파괴(destroy)를 실행한다는 일종의 ‘사전탐지 후 선제타격’ 개념계획만 갖고 있는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군 당국이 당초 북한의 SLBM 전력화 시점을 지나치게 느긋하게 잡았고 이에 따라 현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군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잠수함 209급 9대와 214급 3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작전 운용상 4대는 정비, 4대는 대기 중이어서 대한민국 삼면의 바다를 지키는 전력은 4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방어 체계로는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이 바닷속으로 들어가 은밀한 공격을 감행할 때 선제타격은 물론 사전 탐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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