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4000억외 불가’ 선회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 타진
‘7000억’ 채권단과 협의거쳐
용선료·선박금융유예 ‘가속’


한진해운에 대해 25일까지 7000억 원 이상 자구안 제출을 요구한 채권단과 4000억 원을 최대 지원 금액으로 설정한 한진그룹의 ‘기싸움’이 결국 절충안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1500억 원 이상을 추가로 지원해 채권단에 한진해운 살리기에 대한 명분을 만들어준 뒤 용선료(선박 임대료)와 해외 선박금융 유예 협상 등에서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24일 해운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내년까지 필요한 1조2000억 원에 대한 자구안 제출 시한을 25일로 통보받은 한진해운과 한진그룹 측은 5500억~6000억 원 마련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채권단은 실사 결과 용선료를 최대 30% 인하하면 1조 원, 21% 낮추면 1조2000억 원의 부족 자금이 2017년까지 발생한다고 보고 그룹 측에 7000억 원의 자금 마련을 요구했다. 5000억 원의 선박금융 채무가 성공적으로 유예될 경우 필요한 비용이 최소 7000억 원이라는 계산에서다.

이에 한진그룹 측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을 통한 4000억 원 외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최근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7000억 원의 ‘통 큰’ 지원은 여전히 힘들어도 5500억~6000억 원 수준까지 유상증자 액수를 늘린 뒤 나머지 1000억 원 이상은 미국 롱비치터미널 등을 활용해 추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터미널은 올해 말까지는 경영권을 매각할 수 없도록 계약돼 있지만 그룹에서 육상운송을 담당하는 ㈜한진이 임대 등 다른 방식으로 유동화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한항공 역시 4000억 원을 넘어서는 유상증자 방안을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채권단과 한진그룹 간 명분과 실리 싸움이 깔려 있다. 우선 한진해운의 파국이 부담스러운 채권단으로서는 지원할 수 있는 명분이 절실하다. 한진해운이 성의를 보이면 채권단이 지원 명분을 확보할 수 있어 절충안 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진그룹에는 한진해운의 포기가 단순히 업종 하나를 잃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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